[데일리임팩트 임철순 주필] 어느 직장에서 총무과 여직원을 선발했다. 후보자 7명 중 외모와 업무 능력이 단연 돋보였다고 한다. 그녀는 입사 후 9개월 동안 단 한 번 지각도 하지 않았는데 닷새 전 회식을 한 뒤부터 계속 결근했다.처음엔 술 취해 주사를 부린 게 무안해서 결근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날 실장님 넥타이를 잡고 끌고 가 노래방 문고리에 묶어 놓고, 일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과장님 항문에 똥침을 날리고, 선배의 상의 안주머니에 개불과 멍게, 회접시에 깔렸던 무채를 집어넣은 일이 있다고 한다.근데 알고 보니 다음 날은 술
집은 어떤 곳인가. 긴장을 내려놓고, 나를 편히 쉬게 하는 곳, 한껏 게으름 부려도 되는 엄마 품속 아닐까. 삭막한 세상, 잡히지 않는 부동산 가격, 전세대란에 허덕이는 서민.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꿈같은 말일 수도 있겠다. 고층 아파트는 하염없이 올라가는데 도무지 그곳에는 내 쉴 자리가 없다. 그래도 누구나 한 번쯤 집다운 집,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우리 집을 꿈꾼다.그 소망을 이뤄주는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공동체 주택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결국 이 사람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데일리임팩트가 한국주택도시협동조합연합회
상상이나 했을까? 흔하디흔했던, 옛 추억 떠올릴 때 꼭 하나쯤은 있던 우리 놀이에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할지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 모두에서 1위로 싹쓸이를 하면서 우리 전래 놀이가 세상 구경을 하게 됐다. 이 현상이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 놀이 이면의 역사적 배경이 궁금하다. 비영리 민간단체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이하 한국역사문화교육원) 변종호 대표를 만나 이 땅을 지켜온 놀이와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은 우리의 역사‧문화를 잘 알리
딜쿠샤(DILKUSHA) 이야기는 마치 어렸을 적 들었던 나무의 일생과도 비슷하다. 아름드리나무 옆 친구처럼 세워진 집. 첫 가족을 품어 아이를 낳아 키웠고, 역사와 환경 변화로 가족과 생이별하고 말았다. 낡고 오래됐어도 또다시 자신과 비슷한 신세였던 사람들을 들이고 말없이 품어 50여 년 세월을 보냈다. 올해 2월 마침내 1923년 화창했던 모습과 함께 가족의 흔적도 되찾아 놓았다. 딜쿠샤는 서울 종로구 행촌동 주택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권율 도원수 집터’라고 씌어 있는 460년쯤 된 은행나무가 딜쿠샤의 가장 오랜 친구다. 조
코로나19를 언급하지 않을 날이 언제쯤 올까 싶다. 세상과 단절하고 산 지도 2년은 족히 된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도 점차 늘어가니 슬슬 여행에 대한 기대도 부풀어 간다. 하지만 여행 유튜버나 작가가 아닌 이상 완벽하게 코로나가 없어졌다고 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이 상황을 틈타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이다.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가 메타버스 플랫폼의 우리나라 대표 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 7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또한 “향후 5년 안에 SNS 회사
시니어타운이라는 명칭이 낯설 때가 있었다. 처음에 ‘실버타운’이라고 불릴 때보다는 그래도 좀 나아진 건 사실이다. 세월이 변하고, 의식수준이 달라지고, 무엇보다 선한 마음으로 시니어타운에 다가가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 데일리임팩트가 만난 일곱 번째 시니어타운은 사제와 수도자, 입소자가 함께 만드는 인천의 신앙 공동체 마리스텔라다.부모님이 안전하게 계실 곳며칠 전 어린 후배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집 안에 홀로 계시다가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하셨고, 인기척이 없는 집 담을 후배가 넘어 들어가
소설보다 시 쓰기가 쉽다거나, 소설 쓰기보다 시 쓰기가 쉽다는 말은 문예를 모독하는 말이다.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는 행위는 절대로 쉬운가 어려운가의 난이도로 가늠해서는 안 된다. 문예를 창작한다는 것, 더 나아가서 예술 행위를 한다는 것은 창작을 뜻하는 것이며, 창작은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까닭이다.지금까지 열아홉 번의 강의를 통해서 자전적 소설을 어떻게 하면 빠르게 쓰는지를 이야기해왔다. 퇴고하지 않은 소설이 꽃망울이라면, 퇴고 과정을 거친 소설은 활짝 핀 꽃이라 할 수 있다. 꽃망울이 졌다고 해서 무
[데일리임팩트 임철순 주필] 반성문을 영어로 ‘글로벌’이라고 한다. global이 아니라 ‘글 쓰라고 벌을 준다’는 뜻이다. 택배는 영어로 ‘짐 캐리’다. 캐나다 출신 코믹 배우 짐 캐리(Jim Carrey·59)의 이름을 이용한 개그인데, 검색을 하다가 여행짐을 당일 배송해주는 짐캐리(zimcarry)라는 회사가 실제로 있는 걸 알고 놀랐다. “역·공항 수하물 보관 & 픽업 서비스, 여행은 물론 마음의 짐까지 덜어드려요”라며 영업을 하고 있다.원래 일본어에서 유래한 택배(宅配)는 말 그대로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국립국어원이
소설에서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사람을 서술자라고 한다. 서술자가 특정한 어느 각도나 위치에서 이야기하는 관점을 시점(視點)이라고 한다. 소설에서는 똑같은 주제나 사건이라도 어느 시점으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독자가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르게 된다.시점은 소설 쓰기 서두에서 거론해야 할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도 퇴고를 앞둔 시기에 시점을 논하는 것은 시점을 통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소설을 쓸 때는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만 해도 쉽지가 않다. 여기에다 시점까지 따져가면서 쓰려면 더 혼란스러워서 소설 쓰기가 어렵다
소설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작품의 제목은 얼굴이자 상징이다. 똑같은 예술작품이라도 어떻게 제목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예술적 가치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따라서 제목 짓기는 작품을 완성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과정이다.특히, 문예 작품은 미술이나 음악 등 타 장르보다 제목이 주는 영향이 월등하게 높다. 예술 감상자인 독자들이 타 장르보다 문예 작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제목이다.제목을 짓는 시점은 작가들의 개성에 따라서 각양각색이다. 제목을 정해놓고 쓰는 쪽이 있는가 하면, 작품이 완성된 후에 제목을 정하
[데일리임팩트 임철순 주필] 조성은이라는 젊은 여성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다. 제보 이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친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후에 박 원장이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조 씨가 박 원장의 옆에 붙어 앉아 귀엣말을 하는 사진도 공개됐다.그러자 조 씨는 이상돈 전 국회의원과 귀엣말을 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조 씨의 주장은 “나는 박 원장님하고만 귀엣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언론인들과 카메라 때문에 주변이 어수선하고 소음도 많으면 어쩔 수 없이 귀엣말을 해야 한다”는
‘걷기’. 이제는 열풍이라는 말을 넘어 생활이 됐다. 전국 곳곳애서 걷기 좋은 길이 있고, 지자체와 시민이 나서 길을 내고 가꾸기 위해 힘을 모은다. 지방으로 여행갈 때마다 그 도시를 대표하는 길이 있나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속초 사잇길’이 그렇게 만난 보석 같은 길이다. 바다도 보고, 시장도 보고, 숲도 산도 , 그리고 우리의 생활사와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속초에 대포항과 설악산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안 된다.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속초 사잇길 정보를 확인하고 떠나보면 어떨까?‘속초 사잇길’은 속초시지속발전가능발전협의
이안수(64), 강민지(61) 부부는 꽤 유명인사다. 일반인 부부의 삶이 이렇게도 많이 매스컴을 타기란 쉽지도 않을 것 같다.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까지 꽤 특이했다. 사정상 따로 떨어져 살게 됐고, 부부는 서로의 취미와 하는 일에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따로 떨어져 살면서도 가족의 의미에 집중했고, 서로를 존중했다. 이들 모습은 참으로 이상적이기까지 하다.함께 모여 살아야 부부이고 가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온 부부의 삶에 변화가 찾아왔다. 아내 강민지 씨가 정년을 맞이한 것. 13년 별거
소설은 작가가 경험한 현실에 허구적인 상상력을 덧붙여서 미학적으로 쓴 이야기다. 소설이 예술 장르에 포함되는 이유는 ‘미학적’이라는 부분에 있다. ‘미학’은 많은 예술가나 철학가, 사상가들이 나름대로 정의하는 것들이 있어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미학’이라는 키워드로 글을 쓰려면 몇 권으로 써도 부족할 정도다.중요한 점은 그들이 주장하는 온갖 ‘미학론’이 이론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소설이론에 해박하다고 해서 소설을 잘 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미학은 그냥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학문’ 정도로만 이해해도 소설 쓰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치매센터가 주관한 제14회 치매극복의 날 행사가 16일 오전 10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최소 인원만 대회장에 참석했으며, 중앙치매센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치매극복의 날은 원래 9월 21일로 지정돼 있으나, 올해는 추석연휴 기간이어서 앞당겨 행사가 열렸다. 사회는 신영일 아나운서가 맡았다. 온라인 행사 시작 전 영상을 통해 치매 어르신 후견인제도와 치매안심마을, 치매 국가 책임제 등 치매와 관련한 정보가 제공됐다. 올해는 특히 ‘치매 국가
“질그릇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고 들렸는데, 마당에는 아무도 없다. 부엌에 쥐가 들었나? 샛문을 열어 보니까, ’아 아 아이 아아 아야!‘ 하는 소리가 뒤란곁으로 들려온다. 샛문을 열려던 박 씨는 뒷문을 밀었다. 장독대 밑, 비스듬한 켠 아래, 아다다가 입을 헤 벌리고 납작하니 엎뎌져 두 다리만을 힘없이 버지적거리고 있다. 그리고 머리 편으로 한 발쯤 나가선 깨어진 동이 조각이 질서 없이 너저분하게 된장 속에 묻혀 있다.”위 내용은 소설가 계용묵(1904~1961)이 1935년 ‘조선문단(朝鮮文壇)’에 발표한 단편소설 ‘백치
[데일리임팩트 임철순 주필] ‘내 인생 내 지게에 지고’라는 책이 있었다. 1965년 대동문화사가 발간한 ‘전봉구(全鳳九)의 인생수기 자서전’인데, ‘여기 한 지겟군(요즘 표기는 지게꾼)이 사회의 양심을 묻는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중학교도 가지 못한 봉구는 아버지가 머슴을 살던 집의 소녀 초희와 첫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초희는 서울로 떠나고, 대를 이어 머슴살이하던 봉구도 서울로 와 청량리 역전 지게꾼이 된다. 힘겹게 살면서도 봉구는 틈틈이 공부해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어느 날 부자집에 식모살이하러 가는 시골 처녀의
서울 강남을 말할 때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끝없이 펼쳐진 고층빌딩, K팝을 알린 노래 강남스타일, 젊음이 넘치는 거리. 세련됨 혹은 패션의 상징이라는 선입견 때문일까? 시니어타운이 있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편견은 좀 내려놓고 자연스럽고 멋진 하루하루를 사는 이들이 모여 산다는 ‘더 시그넘 하우스’를 소개한다.강남 속 고즈넉한 시니어타운서울 강남구 자곡동 보금자리주택 지구에 자리 잡은 ‘더 시그넘 하우스(이하 더시그넘하우스)’는 2017년에 문을 열었다. 시그넘은 시그니처와 프리미엄의 합성어다. 당초 엘티에스그룹의 자
지난 9일 민간단체와 정부, 국회가 함께 ‘저출산‧고령화 시대: 비영리섹터에 미치는 영향과 미래전략’이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비영리단체가 모여 저출산‧고령화로 야기되는 사회문제를 파악해 비영리단체 역할 확대와 정부, 국회의 협력방안 등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자리였다. 민간, 정부, 국회가 한자리에 모여 해결방안과 입법과제에 대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리였기에 큰 의미가 있었다. 세미나에는 비영리 자선단체, 모금단체, 사회복지법인, 법률법인 등 100여 개 기관 실무자들이 유튜브 생중계로 참여했다. 사회문제 해
해마다 피는 꽃은 똑같은 모습으로 피어난다. 20대가 보는 하늘이나 50대가 보는 하늘이나 같은 풍경으로 구름을 안고 있다. 해마다 피는 꽃이며 늘 바라보는 하늘은 같지만,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은 다르다.똑같은 꽃이라도 20대가 보는 꽃은 아름다움으로 보이고, 60대는 꽃을 바라보면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세상의 만물이며 돌아가는 이치도 나이와 성별에 따라서 다른 느낌, 다른 감흥으로 와 닿기 마련이다.글을 물질적인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 가성비가 좋은 글은 나이에 맞는 글을 쓸 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