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비상임이사 2인 증원· 5명 이사 후보 제안
"현 이사회 전문·독립성 부족" VS "다수 이사 선임 이해충돌"
실적·주가 양호한 JB금융..얼라인 표 모으기 난항?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 J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 JB금융지주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구성을 두고 JB금융지주와 표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지난해 JB금융의 주가와 실적이 모두 양호한 상황이어서 얼라인이 국민연금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JB금융은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비상임이사 증원과 5명의 이사(비상임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후보 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해 12월 JB금융이 주주들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받을 당시 6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 비상임이사 증원 △ 자본배치·주주환원 정책 도입 등도 함께 요구했다.

하지만 JB금융 이사회가 얼라인이 제안한 6명의 이사 중 1명(이희승)을 제외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자, 이사 증원과 나머지 이사 후보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총서 3개 안건 표대결 예상..이사 확대 관심

얼라인이 사측에 제안한 안건 중 주총에서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안건은 비상임이사 증원, 이사의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의 안건이다.

얼라인은 우선 JB금융에 비상임이사를 현 1인에서 2인으로 증원을 요구했다. 해당 안건 통과여부에 따라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감사위원을 제외한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 수는 5명 또는 6명으로 달라진다.

얼라인의 이 같은 증원 요구는 금융감독원이 작년 12월 공개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서 국내 7~8명 수준인 사외이사를 글로벌 금융회사 수준인 13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밝힌 것에 근거한다.  

또 최대 6명의 이사 선임을 위해 집중투표를 진행한다. JB금융은 이사 후보로 비상임이사 후보자 김지섭, 사외이사 후보자 정재식·김우진·이명상·이희승 등 5인을 추천했다. 반면 얼라인은 비상임이사 후보자 이남우, 사외이사 후보자 김기석·정수진 등 3명을 추천했다.

만약 얼라인측이 제안한 2호 안건이 통과된다면 JB금융은 최소 1명의 얼라인이 제안한 이사를 뽑아야 하는 셈이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에서는 양측 모두 3% 의결권 제한이 변수다. JB금융 1대 주주와 2대 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파트너스는 각각 지분 14.61%, 14.04%를 보유 중이다. 

주요 주주들의 의결권이 제한되기에 국민연금 등 나머지 주주들의 표심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JB금융은 유관우·이상복·박종일·이성엽 등 4명을 추천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백준승·김동환 등 2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다. JB금융은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6명의 후보 중 총 4명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임기 장기화·외인 대변 이사 전무" VS "이미 제안 일부 반영..과도한 요구"

이사 증원과 추천 후보에 대한 얼라인과 사측의 입장은 갈린다. 얼라인은 현재 JB금융 이사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4년 이상 장기 재임 중이고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35%에 달하는데도 이들을 대변할 글로벌 경력을 가진 사외이사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위험자산비중을 줄여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얼라인은 지난달 29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 공시를 통해 "저평가 상황에서는 당기순익을 자산성장보다 자사주매입·소각 사용하는 것이 주주관점에 유리하다"며 "이를 이해하고 외국인을 대변할 투자·자본시장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JB금융은 특정 주주가 다수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은 이사회 독립성을 해치고 이해 충돌 위험도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JB금융은 이미 이사 후보 선정 시 얼라인 뿐 아니라 다른 주주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12월에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제도'를 통해 얼라인과 OK저축은행으로부터 후보를 추천 받아 이희승, 이명상을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JB금융은 "얼라인 요구는 과도하다"며 "이미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중 1인(이희승)을 수용 후 주주총회에 상정했음에도 다수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제안은 이사회의 독립·공정성을 해치고 이해충돌의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JB금융은 이사회 다양성을 위해 이사수를 9인에서 11인으로 증원하고, 여성이사 후보도 추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주주들이 얼라인보다 사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기홍 회장이 이끄는 JB금융의 1년간 주가나 실적, 주주환원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얼라인으로선 이사 증원과 집중투표, 3%룰을 활용해 단 1명이라도 감사위원으로 들여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외국인 설득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