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주환원율 33.1%...하나금융보다 높아
올해 분기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정례화 검토
2대주주 얼라인 "배당·자사주 관련 주주제안 안해"
JB금융에 이사회 후보 추천한 얼라인..주총 관심사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 J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 JB금융지주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JB금융지주가 주주환원을 확대함에 따라, 2대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도 올해 배당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관련 주주제안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최근 얼라인이 사측에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멤버 구성을 놓고 양측의 표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이 집계한 지난해 JB금융의 총주주환원율(회계연도기준)은 33.1%로 지난 2022년 27.0% 대비 6.1%p(포인트) 상승했다.

주주환원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주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비율이다. 주주환원율이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해석된다.

지난 8일 얼라인이 공개한 7개 금융지주사의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정책 관련 자료에 따르면, JB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33.1%)은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32.7%)보다 높았다. 지난 2022년 대비 주주환원율 상승률은 6.1%p로  KB금융(9.6%p), 우리금융(7.5%p) 다음으로 높았다.

최근 3년간 7개 은행지주 주주환원 변화 (일부편집) /자료제공 =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최근 3년간 7개 은행지주 주주환원 변화 (일부편집) /자료제공 =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얼라인은 "JB금융의 4대 금융지주 수준의 높은 주주환원율은 얼라인이 실시한 2차례의 은행주 캠페인과 JB금융의 자체적인 주주환원 확대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얼라인은 지난달 은행주 저평가 개선을 위해 JB금융을 포함한 7개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발표한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책 준수와 거버넌스 개선 요구를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앞선 지난 2022년에는 이들에게 최소 순이익 50% 수준의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얼라인은 JB금융의 2대 주주(지분율 14.04%)이면서, 다른 지주사 6곳에 대해서도 각각 1% 내외 지분을 보유 중이다.

JB금융도 얼라인의 요구에 화답하며 주주환원을 확대했다. JB금융이 최근 발표한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순이익은 5860억원으로 전년도 6010억 대비 2.5% 가량 줄었다.

순이익은 줄었지만 전년대비 주주환원은 더욱 늘었다. JB금융은 배당금의 경우 전년도(715원)보다 늘린 주당 735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1% 규모인 200억원 어치 자사주 소각 계획도 밝혔다.

올해는 분기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정례화 계획도 마련 중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일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하기로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했다"며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당연히 계획도 갖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얼마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와 이달 중 정부가 발표할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 정책 수혜주로 은행주가 포함되면서 주가도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기준 JB금융의 연간 주가 수익률은 23.21%로, 같은 기간 15.4% 상승한 KRX 은행 지수 수익률을 상회했다.

얼라인도 이같은 J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특히 지난해 늘어난 주주환원율에 따라 준비 중이던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관련 주주 제안을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데일리임팩트에 "JB금융의 시가총액이나 자산규모는 4대 금융보다 작지만 주주환원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주주환원율을 4대 금융급으로 높혔기에 올해 정기주총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관련 주주 제안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난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익이나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잘 관리한 것도 긍정적"이라며 "올해도 이 기조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은 '합격점'인데..위험가중자산 비중은 의견 엇갈려

다만 얼라인은 JB금융의 주주환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 RWA 수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JB금융의 현재 RWA 성장률은 타 지주사 대비 낮은 편이다. JB금융의 지난해 RWA 성장률은 3.8%로 BNK금융지주(2.7%) 다음으로 높았다. 이외에 신한·하나금융(8.2%), 우리금융(7.5%), KB금융(6.3%) 등으로 나타났다.

RWA이란 은행이 빌려줬거나 투자한 돈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매긴 후 재 계산한 것을 말한다. 만약 은행이 RWA 비율을 높이면 신용대출, 신용도가 낮은 채권 등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확대한 것으로 수익성은 높아진다. 반면에 연체율이 증가하거나 자본비율이 하락해 주주환원에 사용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줄어든다.

현재 JB금융지주는 성장을 위해 연간 RWA 성장률을 최대 7~8%까지 올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얼라인에선 JB금융이 제시한 RWA 성장률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JB금융은 지난 2022년 김 회장 취임 당시 ‘강소금융’이란 구호 아래 자산 규모는 작지만 높은 수익성을 거두는 금융지주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실제 김 회장 취임 후 J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전북·광주은행은 중·저신용자 중심으로 가계부문 신용 대출에 적극 나섰다. 이렇듯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순이익을 늘리는 기조로 가는 것이 장기 성장 전략에 부합한다는 게 김 회장의 의견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얼라인은 RWA 비중을 시중은행지주사 수준인 4~5%로 낮추고 주당 순이익을 극대화하면 주주환원율을 더욱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8일 입장문에서 "현재와 같은 저평가 상황에서 중기 위험가중자산성장률 관리 목표 연 7~8%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최소한 목표 CET1 비율 13% 달성시까지는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JB금융이 RWA을 늘리겠다는 것은 곧 신용대출 등 위험자산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주주환원을 점차적으로 늘릴 지, 안정적인 영업을 통해 주주환원을 대폭 확대 할지에 대한 의견차"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멤버 추천한 얼라인, JB금융과 다음달 주총서 격돌할까

RWA 비중 뿐 아니라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이사회 멤버를 두고도 양측 입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은 올해 처음 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 후보 주주 추천 제도'를 마련해 지난달 5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았다.

이에 얼라인은 총 5명의 이사회 후보를 검토해 달라며 이들을 추천했다. 얼라인이 추천한 이사회 후보로는 사외이사 3명(김기석, 정수진, 김동환)과 기타 비상무 이사에 이남우,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희승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JB금융이 얼라인이 추천한 후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기주주총회에서 펼쳐질 얼라인과 사측의 표대결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얼라인이 추천한 이사회 멤버가 주총 안건으로 올라가더라도 지난해와 같이 기관투자자들의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얼라인이 새로운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키려면 표 대결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와 같이 주요 대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얼라인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와 김기석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을 안건을 제안해 표대결을 펼쳤으나, 최대주주 삼양사(지분 14.61%)와 OK저축은행(9.71%), 국민연금(6.41%) 등 JB금융의 주요 대주주들이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표를 던지면서 이사 선임에 실패했다.

반면, 작년과 다른 양상을 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측입장에선 2대 주주인 얼라인의 은행주 캠페인과 비공개 대화 등 주주활동들이 의사결정 시 타 지주사보다 더 고려했을 것"이라며 "얼라인의 주주활동이 주주환원 확대 등 사측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주주들은 (얼라인이) 추천한 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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