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서 주주제안 내용 공개
자사주 소각-사외이사 추천
“분쟁과 무관, 주주환원이 핵심”

​김형균 차파트너스운용 본부장. / 사진=박민석 기자
​김형균 차파트너스운용 본부장. / 사진=박민석 기자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손잡은 차파트너스운용이 본격적인 주주활동에 나섰다. 감사위원 추천으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는 한편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했다. 다만 차파트너스는 이같은 요구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박 전 상무의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차파트너스는 4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화에 대한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운용과 공동 보유자로서 특별관계를 형성하고 금호석화에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 3가지 주주제안에 나선 바 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호석화의 주가는 3년간 고점대비 58% 하락해, 총주주수익률(TSR)이 해외 동종업계 및 국내 선도 화학기업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20여년간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건 경영권 보호 목적이 아닌지 의심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으로 인정되지만,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대주주의 지분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에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사주가 경영권 보호를 위해 제3자에게 처분될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 저평가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제3자 처분이 진행되면 주당 순이익은 최대 18.4%, 배당수익률은 0.6%p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차파트너스의 분석이다.

차파트너스는 자사주 524만주(18.4%)를 연말까지 50%, 내년에 남은 50% 소각할 것을 제안했다. 정관도 추가해, 주주총회 결의만 있으면 이사회 없이 자사주 소각이 가능하게끔 바꿀 계획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추천했다. 김 후보자는 한국씨티은행과 신한투자증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차파트너스는 3%룰에 따라 김 후보자의 이사회 진입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룰이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 시에 특수관계인의 지분과 대주주의 지분을 최대 3%까지로 제한하는 것을 뜻한다. 3%룰에 따르면 박 회장 측 의결권은 10.3%, 차파트너스 측 의결권은 7.2%로 차이가 적어 소액주주(78.3%)와 국민연금(4.2%)가 진입을 결정하게 된다.

김 본부장은 사외이사 추천 배경에 대해 “일반주주가 10만명, 지분율이 81%인 기업임에도 이사회 10석 중 일반주주의 권리를 대변할 독립적인 이사는 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해주는 OCI와의 지분 교환 이슈에도 이사회가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금호석화는 지난 2021년 OCI와 자사주 일부를 교환하는 건을 이사회에 제안했다. 해당 안건은 사외이사 7명을 포함 이사회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와 OCI 자사주 교환 과정에서 박찬구 회장의 지분이 0.6%p, 박철완 전 상무 측의 지분은 0.1%p 감소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좌측부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 / 사진편집 = 데일리임팩트
(좌측부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 / 사진편집 = 데일리임팩트

다만 차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제안이 금호석유화학그룹 내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박 회장의 조카다. 이 둘은 지난 2021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21년, 2022년의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 성격”이라면서도 “사외이사 추천이 한명인데다가 자사주 소각이 이번 제안의 핵심인 만큼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은 박 회장이 15.87%, 박철완 전 상무가 10.8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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