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상무, 차파트너스에 주주제안권 위임
금호석화에 자사주 소각·감사위원 선임 제안
박찬구 회장과 2년만에 주총서 격돌 불가피
3%룰·행주펀 합류에 감사위원 선임 기대감↑

(좌측부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 / 사진편집 = 데일리임팩트
(좌측부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 / 사진편집 = 데일리임팩트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지난 2021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또 다시 격돌할 전망이다.

특히 박 전 상무가 이전과 달리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제안에 나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공동 보유자로서 특별관계가 형성됐다고 공시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의 조카다. 지난 2021년부터 박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박 회장 장남인 박준경 전무 중심의 금호석화 후계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이번 공시로 박 전 상무는 기업 거버넌스 개선, 소액주주 권리 보장, 경영진 감시·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차파트너스에 위임했다. 

특히 최근 박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와 함께 사측에 △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 자사주 소각의 건 △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 3가지를 주주제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주주 제안 내용은 전달 받았으며, 현재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이사회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3월과 2022년 3월 금호석화 정기주주총회에 스스로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과 배당 안건 등을 제안한 바 있다.

'경영권 방어' 활용 우려..보유 자사주 18% 소각해야

주주제안에 담긴 자사주 소각은 이전부터 박 전 상무가 사측을 상대로 소송까지 나설만큼 강하게 주장해 온 건이다.

박 전 상무는 보도자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며 "자사주를 18%나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대표 사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현재  발행주식 수 대비 18.6%(약 520만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돼 소액주주 권익을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21년 금호석유화학그룹은 OCI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했다. 박 전 상무는 이 같은 자사주 상호교환이 사측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지난 2022년 법원에 처분 무효 소송을 냈으나 패소한 바 있다. 

3%룰·경력직 행주펀 합류에 감사위원 선임 성공여부 '관심'

일각에선 박 전 상무와 박 회장 측의 지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주총 안건으로 상정돼 표 대결에 돌입하게 되면 양측이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9.10%를 보유 중이며, 차파트너스는 지분 0.03%를 확보하고 있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를 포함해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은 총 10.88%에 달한다.

반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박준경 부사장, 박주형 전무 등) 지분은 15.7%으로, 양측의 표 격차는 약 4%정도로 크지 않다. 

이외에도 금호석화 주요 주주로는 2대주주 국민연금 9.27%, 소액주주와 외인 비중은 각각 약 25%, 20%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박 전 상무가 제안한 사외이사가 되는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표심을 얻는 것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3% 룰이란 자산 2조원 이상인 회사가 주총에서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박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활용할 수 있는 지분은 약 7%로 제한돼 박 전 상무가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에 합류한 차파트너스가 과거 주주제안을 통해 남양유업과 사조오양에 각각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에 성공한 이력이 있어, 이번 금호석화에서도 소액주주와 외국인을 설득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통과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몇 차례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 경험이 있는 차파트너스의 영입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 기대감에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일 대비 8.53(1만2100원)% 상승한 15만3900원에 거래 중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