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사측안 통과...사외이사 감사위원 최도성 후보자 선임
국민연금 주주제안 반대...자사주 소각 소식에 소액주주 표심도 움직여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을 잡은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의 '조카의난'이 완패로 마무리됐다. 주주제안 안건이었던 자사주 100% 완전 소각안과 김경호 사외이사 선임 건은 큰 표차로 모두 부결됐다.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전 9시에 예정됐던 주주총회는 위임장 확인이 늦어지면서 1시간 이상 지연된 10시6분에 시작됐다. 의결권 있는 주식 중 위임 포함 74.3%가 이날 표결에 참여했다.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는 모두 주총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을 둔 표대결은 박 회장 측의 승리로 돌아갔다. 최도성 후보는 찬성 76.1%, 김경호 후보는 찬성 23%로 박 전 상무는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감사위원 선임 표결을 앞두고 차파트너스와 사측 간의 고성이 오갔다.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중계화면.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최태호 기자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중계화면.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최태호 기자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현재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며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최도성 후보자가 아닌 김경호 후보자에게 표결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금호석유화학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금호석유화학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이사는 “주주제안을 한 후보자에 대해서만 언급해달라”면서 “의안과 관련 없는 내용을 계속 말한다면 주총 진행을 방해한 걸로 알고 발언을 중지시키겠다”고 경고했다.

해당 안건은 3%룰이 적용됐다. 3%룰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 시에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최대 3%까지로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해당 안건 통과 여부에 소액주주의 표심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사측이 자사주 50% 소각안을 주총 전에 내놓으며 소액주주 표심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소각 및 정관변경 안에 대해선 차파트너스와 사측의 별다른 공방 없이 각 안의 제안 취지만 간략히 언급하며 곧바로 표결이 시작됐다.

사측 의안인 자사주 50% 소각안은 찬성 74.6%, 주주제안인 자사주 100% 소각안은 찬성 25.6%로 사측 안이 통과됐다. 주주제안이었던 정관 변경안(주주총회 통한 자사주 소각 가능)은 자동 부결됐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남은 자사주는 중장기 투자 재원, 주주환원 등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측부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 / 사진편집 = 데일리임팩트
(좌측부터)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와 박찬구 금호그룹 회장 / 사진편집 = 데일리임팩트

이번 주총은 박 회장의 조카 박 전 상무가 지난 2021년부터 이어온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았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15.9%, 박 전 상무 측 지분은 10.75%로 비슷해 외인투자자를 비롯한 소액주주(50.31%)와 국민연금(9.08%)의 표심이 표결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은 전날 수탁책임위원회를 거쳐 의결권 행사 방향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차파트너스운용이 제안한 △정관 변경(주주총회 통한 자사주 소각 가능) △자사주 100% 소각 △김경호 후보 사외이사 선임 등 3건에 모두 반대했다. 사측이 제안한 △자사주 소각 50% 소각을 위한 정관 변경 △최도성 후보 사외이사 선임 건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이사보수한도액 승인 건에 대해서는 보수한도 수준이 과도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외이사 선임, 재무제표승인 건 등 사측이 제안한 7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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