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1.22배..주요 2차전지 종목 중 낮아
'쪼개기' 후 반토막 난 주가..아직 회복못해
우선주매입·소각 및 배당성향 늘려야 회복
실적부진에 투자확대·배당축소..밸류업 요원

증권시장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슈로 연초부터 뜨겁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기 앞서 시장이 미리 반응하고 있는데요. 데일리임팩트가 시장 움직임을 그때그때 전달하겠습니다.

LG화학 사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사옥 전경. 사진.LG화학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LG화학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후 주주환원을 확대하면 70만원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사측이 2025년까지 주요 3대 사업에 10조 투자와 배당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황이기에 현실적으로 주주환원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연매출 55억원에 달하는 국내 시가총액 10위 화학 업체다. 주요 매출은 2차 전지(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와 소재(양극재), 석유화학에서 발생한다.

특히 LG화학은 매출 중 2차전지 비중이 절반 이상이기에 2차전지 종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LG화학은 2차전지주 중에서는 저평가된 상황이다. LG화학의 지난 20일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22배로, 국내 석유화학업종 평균대비(1.05배) 높은 수준이나 같은 기간 2차전지종목인 에코프로비엠(18.16배), 에코프로(11.18배), 포스코퓨처엠(9.54배), 삼성SDI(1.57배)보다 낮았다. 

경쟁사 대비 낮은 LG화학의 PBR은 과거 주주들의 반대에도 강행한 'LG에너지솔루션 쪼개기 상장' 이후  반 토막 난 주가의 영향이 크다. 지난 2021년 2월 한때 주당 102만원이었던 LG화학 주가는 배터리사업부에서 물적 분할한 LG엔솔 상장 후 3년이 지난 현재 5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쪼개기 상장 이전인  2020년의 LG화학의 평균 PBR은 3.2배로 현재보다 약 3배 높았다.

LG화학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주주환원정책으로 배당 1만원 이상, 배당성향 30%을 유지했음에도 꺾인 투심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선주 전량 매입 후 소각·배당성향 50% 달성 시 "주가 70만원"

일각에선 LG화학이 현재보다 주주환원을 확대한다면 주가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5일 공개서한에서 LG화학이 보유한 9조원의 현금 중 2조원을 투입해 우선주를 전량(768만8800주)매입해 소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장과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원장과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김민영 기자

또한 보유한 2576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지분(1.975%)도 매각해 주주환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2022년 고려아연과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공동 대응을 위해 자사주(36만7529주)와 고려아연의 자사주(39만1547주)를 상호 교환해 해당 지분을 확보했다.

포럼은 이를 통해 LG화학이 배당성향 50%을 달성한다면 PBR이 상승하면서 주가가 7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교수는 지난 5일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로 거버넌스가 망가져 업사이드를 만들기 쉽지 않아졌다"면서도 “그럼에도 보유 현금을 활용해 주주환원에 적절히 활용한다면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석화업계 불황에...목표가 줄 하향

다만 밸류업 기대와 달리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주요 매출원인 석유화학과 2차 전지 불황에 따라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55조2498억원의 매출과 2조5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매출은 8.4% 늘었으나 영업익은 15.1% 줄었다. 석유화학이 시황 부진으로 적자 전환했고,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전지와 첨단소재 부문 영업익 또한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일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66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췄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024년 상반기까지도 LG화학의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지준율을 인하하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등 각종 부양책을 실행하고 있으나 실질적 수요 창출까지 이어져 석유화학 시황 회복에 의미 있게 기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SK증권은 유럽지역 내 2차 전지 판매 부진에 따라 LG화학의 목표가를 기존 80만원에서 65만원으로 낮췄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업은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준수에 따른 혜택인 제조세액공제(AMPC) 및 북미지역 배터리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라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유럽 지역에서 전기차용 2차전지 판매 부진이 이어져 실적 또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2025년까지 10조 투자·배당 축소에 밸류업 기대감 줄어

최근 실적 부진에 따라 외국인 순매도는 늘었다. LG화학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연초 대비 지난 20일까지 4426억원을 기록하며 외국인 순매도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0조2775원어치를 사들인 것과 상반된다.

게다가 LG화학이 2025년까지 3대 신사업 투자에 10조원을 투입하고 배당도 줄이겠다고 선언한터라, 기업거버넌스포럼이 제안한 밸류업 액션을 통한 주가 상승에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향후 3년간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 기준 배당성향 2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2020~2022년 배당정책 대비 배당성향이 10% 줄고,  1만원이던 최소 배당 기준도 없어진 셈이다.

LG화학은 서한에서 "전지소재,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소재, 신약 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융성하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며 배당성향 축소 이유를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배당정책을 공개했고, 업황도 좋지 않아 LG화학이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개 후 새 주주환원방안을 공개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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