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중 3개가 2차전지 레버리지 ETF
바닥 다졌다 평가에 공급계약 등 호재 작용
증권가 “전기차 업황 반영 안 돼”..투자 유의해야

/사진=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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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최근 2차전지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저 PBR(주가순자산비율)주 ETF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등 일부 악재가 반영되지 않았기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국내 상장 ETF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였다. 수익률 26.64%를 기록해 같은 운용사의 KODEX 자동차(22.69%), KODEX 증권(20.54%), KODEX 은행(17.34%) 보다 높았다.

앞서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뒤 저PBR로 분류되는 금융, 자동차 관련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차는 5만8500원(31.6%), KB금융은 1만2800원(24.5%) 올랐다.

그러나 동기간 ETF 수익률 상위 5개 종목 중 3개는 2차전지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상품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2차전지산업레버리지(26.64%)와 미래에셋운용의 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26.1%), TIGER2차전지TOP10레버리지(23.92%) 순이었다.

/ 디자인=김민영 기자
/ 디자인=김민영 기자

2차전지 ETF가 상승한 배경에는 최근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달 24일까지 19% 하락했다가 22일까지 12% 상승했다.

주요 상장사의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 LG화학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와 향후 10년간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24조7492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 규모다. LG화학은 지난달 24일부터 주가가 8만500원(20%) 상승했다.

포스코퓨처엠도 미국 포드와 양극재 공급 관련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4만6500원(17%) 상승했다.

에코프로는 5대1 액면분할을 추진하며 주가가 9만4000원(17.7%)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을 하면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 소액투자도 가능해져 거래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다만 2차전지 ETF의 상승이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PBR이 높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기 어려운데다가 전기차 수요 감소 등 2차전지 섹터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기준 KRX 2차전지 TOP10 지수의 PBR은 2.55배다. 개별종목으로 살펴봐도 △에코프로 11.82배 △포스코퓨처엠 9.63배 △LG화학 1.12배  등이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올해 미국 정부의 연비 규제 완화 정책 등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 소식에 따라 업계 전망은 좋지 않다”며 “국내 2차전지 산업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올해 2차전지 섹터의 하락세는 최소 상반기 늦으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레버리지 ETF 상품은 손실률도 2배라 향후 업황이 반영되면 하락폭도 더 크기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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