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순손실만 1조5000억원..."한두달 내 파산" 우려도
항공업계 순손실만 1조5000억원..."한두달 내 파산" 우려도
  • 정혜원 기자
  • 승인 2020.05.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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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가 덮친 항공업계는 예외없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나아가 '2분기에 망하는 항공사’가 나온다는 관측까지 등장하면서 항공업계 내부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와 후유증이 본격화됐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상장 기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6개 항공사는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항공사의 영업적자만 총 4200억원대, 당기순손실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가장 큰 손실을 낸 곳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지난해 1분기에도 6개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적자 폭을 1900억원 넘게 확대했다. 영업손실만 2082억원이고, 당기순손실은 54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약 3100억원) 감소한 1조1295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566억원에 그쳤으나 당기순손실은 6920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섰다. 환율 인상이 외화환산차손실로 잡힌 영향이 크다. 전년 동기 894억원에서 7배 이상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했으나 매출이 2조352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 가량 감소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모두 수익 대신 손실을 냈다.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220억원, 당기순손실은 343억원으로 6개 항공사 중 가장 작은 손실 폭을 기록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2281억원, 영업손실 63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영업손실보다 큰 995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143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31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진에어는 당기순손실 458억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 역시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931억원, 385억원, 당기순손실은 618억원으로 집계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1분기 실적은 연휴 등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적자 수준이 실제 상황보다는 낮게 나왔다”며 2분기에는 업계 전체에 적자가 심화할 수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의 경우 1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전체 노선 운항을 중단한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항공사
각 항공사 CI

#줄도산 눈앞이라는데... 눈치 보는 HDC와 제주항공

이처럼 항공업계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정작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판단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당장 한두달 사이에도 망하는 항공사가 나올 수 있다”며 “여객 수요도 문제지만 항공사마다 현금성자산이 씨가 말랐다”고 토로했다. 업계 선두주자인 대한항공조차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된 상황을 고려하면 몇몇 항공사는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현재 항공사의 적자와 경영난이 심화되는 배경에는 고정비 지출이 많은 항공업계의 특성이 꼽힌다. 대당 수 천억원에 달하는 항공기는 대부분 리스로 이용하기 때문에 리스료와 관련 이자를 매달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유류비, 인건비, 공항시설사용료 등을 포함하면 영업비용 중 고정비 지출이 30~40%로 높은 편이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항공 400억원, 진에어 300억원 등 총 1260억원을 LCC업계에 투입했으나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항공업계의 손실이 2분기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HDC그룹과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한 제주항공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HDC그룹 측과 제주항공은 각각 러시아와 태국·베트남 해외 기업결합 심사를 이유로 인수 일정을 미뤘다. 인수 일정이 거듭 연기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포기 가능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HDC측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사실 손익계산을 따져보면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기업의 가치가 5억원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계약금이 1억원일 경우 계약금을 포기하는 것이 그나마 더 큰 손해를 줄일 수 있는 차선책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도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만6872%로 전년 동기(1387%) 대비 급증했으며, 자본잠식률은 94%에 달한다. 자회사인 에어부산도 부채비율이 2064%에 이르며 자본잠식률이 11%를 기록한 상황이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올해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2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인수를 진행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출금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을 요청해 놓았지만 인수 일정은 연기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더 심각하다. 이스타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 이른 상태며 부채비율은 210%를 기록했다.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직원들에게 사실상 임금도 체납한 상태다.

HDC현산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인수 절차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측도 "인수 작업은 절차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원 기자 wo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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