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무급 휴직 동의하지 않은 사람 대상으로 정리해고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 있으나 신청 조차 하지 않은 듯

제공: 아시아나항공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항공업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정리해고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에는 더 잔인한 5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 케이오(주)는 오는 10일부터 정리해고에 돌입한다. 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청소 및 수화물 운반 협력업체로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케이오는 지난 24일 한국노총 금호아시아나캐빈노동조합과 정리해고에 합의했다. 회사는 지난1일부터 무기한 무급휴직을 하고 이에 동의한 노동자는 해고를 유예하기로 했다. 정리해고 대상자는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 중에서 회사가 선별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경영난을 협력업체에 전가하는 일방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케이오의 경우 경영진은 휴업에 따른 고용유지 지원금 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며 "경영 실패를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받는 500명의 노동자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해왔으나 코로나19 위기로 가장 먼저 잘려나가는 신세가 됐다"며 "정부가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니 아예 이런저런 핑계를 대 보조금 조차 신청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배구조로 살펴보면 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 이상의 관계다. 케이오는 금호아시아나재단이 무상 증여받아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금호재단은 지난해 케이오로부터 22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공익사업에 활용했다.

장부가액 3억원에 불과한 케이오는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700%가 넘는 투자 수익을 안겨주는 알짜배기 회사다. 코로나19 위기가 닥치자 노동자 해고를 통해 손쉽게 위기극복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스타항공 역시 케이오와 마찬가지로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고 코로나19 직전 제주항공에 매각 결정된 바 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경영진은 회사합병 없는 독자적 운영이므로 인력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코로나19로 이스타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최초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재난위기 고통을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며 "고통을 분담할 제도가 마련되고 고용유지 지원제도를 우회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현장지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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