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와의 통합'에 반대하는 두 형제
주주제안으로 '경영복귀' 선언
모녀 대 형제 간 대결 국면 표면화
한미그룹 "사익위해 그룹 이용 말아야"
모녀와 형제 지분 3% 차이..표대결 불가피
지분 12% 보유한 신동국 회장 관심

한미약품 건물 전경. / 사진 = 한미약품
한미약품 건물 전경. / 사진 = 한미약품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OCI와 통합을 반대하는 한미약품그룹(이하 한미그룹) 두 형제(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경영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두 형제와 모녀(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간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까지 이어지게 됐다.

특히 현재 형제와 모녀가 각각 보유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한미사이언스 지분 1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의 표심에 관심이 모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에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본인들을 포함한 새 이사 후보 6명의 선임 안건을 상정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앞서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면 임주현 사장과 송 회장 등 주주들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의 통합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두 형제는 반대 입장뿐만 아니라 한미사이언스가 신주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OCI와 통합에 반대하는 한미그룹 두 형제는 6인의 이사 후보 상정 안건을 지난 8일 한미사이언스에 주주제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에는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올라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의 현 경영진이 임성기 창업 회장 작고 이후 밀실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는 게 두 형제의 주장이다.

한미그룹 "사익 위해 그룹 이용 말아야"

한미그룹도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제안은) 예상된 수순으로, 이 같은 행보는 사익을 위해 한미그룹을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지난 10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은 데다 그가 사내이사로 있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지난해 상반기 5차례 이사회 가운데 한 차례만 출석하는 등 한미약품 경영에 무관심했다"며 "주주 제안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 그룹에 따르면 임 사장은 임 회장 별세 이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5407억원의 상속세 중 가장 적은 금액인 352억원만을 납부했다.

또한 임 사장은 상속받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693만5029주)대부분을 본인 사업과 개인 자금으로 활용해 왔으며, 임종윤 사장의 직계 가족들이 보유한 154만3578주 역시 추가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른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원에 달해 연간 이자 비용만 100억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양측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되기에 두 형제를 이사회에 포함할지는 주총에서 표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주총 가는 모녀와 두 형제..사이언스 12% 지분 보유한 신동국 회장 선택 관심

다만 두 형제와 모녀의 지분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주총 전 양측 모두 표 모으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모인다.

현재 두 형제가 밝힌 한미사이언스 지주 지분은 28.4%로, 이들이 계산한 모녀 측 지분 31.9%과는 3%p(포인트) 수준의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두 형제의 경영 복귀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과 국민연금공단(7.38%), 가현문화재단(3.00%), 임성기재단(3.00%), 소액주주(21.00%)의 표심에 달려있다. 

나머지 주주들 가운데서도 양측은 가장 많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한 신 회장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임성기 한미그룹 창업주의 고향 후배로 알려져있다. 현재까지 신 회장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경영권 분쟁에선 지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신 회장 뿐 아니라 소액주주 설득을 위해 양측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