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너마저...항공사부터 면세점, 호텔, 여행 등 위기 일파만파
대한항공 너마저...항공사부터 면세점, 호텔, 여행 등 위기 일파만파
  • 정혜원 기자
  • 승인 2020.04.08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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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본사. 사진. 구혜정 기자
대한항공 본사.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대한항공 직원의 70%가 6개월간 휴직한다. 전문가들은 항공산업뿐 아니라 관광업계 전반과 여행사, 물류 등 산업 전반에 위기가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경영환경의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오는 16일부터 6개월간 휴무에 들어간다. 필수인력을 제외하면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휴무 대상이 된다. 대한항공노동조합도 회사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통분담의 일환으로 이에 동참한다.

임원진들도 경영상태 정상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급여를 반납하며 동참한다.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반납키로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외국인 조종사 전원을 대상으로 3개월간 무급휴가도 실시했다. 특정 부문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한 것도 처음이지만, ‘고급 인력’으로 간주돼 인건비 지출이 큰 조종사가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매출 절벽을 메우기 위한 고강도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또한 지난 2월에 발표한 종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의 매각 절차를 추진하면서 이사회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 중 명실상부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선도 항공편도 대한항공이 가장 많다. 달리 말하면 가장 규모가 큰 항공사라는 뜻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한항공마저 흔들리면서 항공업계의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는 희망 퇴직과 인원 감축, 무급 휴가 등 비상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제는 대한항공과 함께 FSC(Full Service Carrier‧대형항공사)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도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첫 셧다운 조치를 내렸던 이스타항공은 지난 3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현재 1683명인 직원을 절반 넘게 줄일 계획이라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될 경우 실제로 2~3개월 안에 항공업계가 모두 도산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항공협회는 국적항공사들의 올 상반기에만 손실이 6조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면세점‧호텔‧여행사 줄줄이 타격

더 심각한 것은 항공업계의 위기가 항공업계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선은 거의 ‘셧다운’ 되다시피 해 공항과 면세점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여행사들은 말그대로 생존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미 여행업계는 사실상 업무가 멈춰선 상황에서 폐업하는 중소여행사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임직원 수 200명이 넘는 한 중대형 여행사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업계 1위 하나투어조차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임금 80%를 보장하고 주3일 근무제를 유지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취소하고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극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면세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한 영향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일평균 여객 수는 20만명을 넘었지만 4월 들어서는 일평균 여객 수가 1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면세점 월 매출도 90% 이상 쪼그라들어 인건비와 운영비 등 고정비용을 고려하면 사실상 장사를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다행히 정부와 인천공항공사가 6개월 동안 중소상공인 16개사를 대상으로는 임대료의 50%를, 중견기업과 대기업 32개사를 대상으로는 기존 임대료의 20%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까스로 숨통이 트인 정도다.

호텔업계도 마찬가지다. 중소형은 물론 국내 대표적인 특급호텔까지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호텔업계는 한류 여행객 수요가 이어지면서 그럭저럭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연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 및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한하는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결혼이나 세미나 등 대규모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내국인 수요도 쪼그라든 상태다. 2015년부터 숙박업계 공급 과잉 문제가 지적되긴 했지만, 호텔업계는 이번 위기가 '급'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경영 전문가인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미디어SR에 “항공 교통이 막히게 되면 사실상 경제 고립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현재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누차 강조하며 “산업 전반에 근간이 되는 기간 산업이자 그 파급력을 감안해 항공사가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상기시켰다.

허희영 교수는 “코로나19 여파가 하반기까지도 지속될 수 있어 이제는 대한항공 조차 위기인 상황”이라며 정부가 기간산업인 항공업계의 FSC와 LCC 모두에 신속한 자금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정혜원 기자 wo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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