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 인천국제공사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인천국제공항 여객수가 김포공항 여객수를 밑돌자 인천공항공사가 7일 1단계 비상운영에 돌입했다. 인천공항 여객수는 일평균 1만명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국내선 여객 수요는 소폭 늘어 김포공항은 4월 들어 여객수 2만명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공항 1단계 비상운영은 여객 감소에 대응한 공항 기본시설의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이 주요 내용이다.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 △주기장 △수하물 처리시설 △셔틀트레인 등 주요시설이 전면 운영에서 부분 운영으로 축소된다. 셔틀트레인은 제1터미널과 2터미널을 간 여객을 실어나르는 무인열차다.  

출국장의 경우 기존 6개로 운영되는 1터미널 출국장을 동· 서 각 1개씩 2개소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인 체크인 카운터는 기존 대비 30% 범위 내로 축소해 운영한다. 제1터미널은 300여개 카운터를 98개 이하로 줄이고 제2터미널의 유인 체크인 카운터는 60개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항공기 접현 주기장은 기존 107개에서 40개로 축소해 운영하며, 수하물 처리시설(BHS)은 기존의 이중화 운송라인을 단일 라인으로, 셔틀트레인 선로 역시 기존 2개 선로에서 1개 선로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여객터미널 등 주요시설의 조명도 절전 운영 중이다.

한국항공협회 통계에 따르면 3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인천공항 여객수는 7만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달 들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의 평균 이용객은 일평균 7000명도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국내·국제선을 합한 항공여객 수는 174만 3583명으로 1997년 1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0만명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주춤했지만 국내를 비롯해 지구촌 어느 곳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만큼 사실상 자국으로 돌아가는 항공여객 수요 외에는 국제선 여객기가 '셧다운'된 데 따른 영향이다. 현재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13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14개 국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다. 

국적 항공사 여객기 374대 중 87%인 324대는 갈 곳이 없어 주기장에 그저 맥없이 서 있는 상태다. 항공협회가 이런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의 매출 피해 예상액은 최소 6451억원에 달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6일부터 공기업 중 처음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으며 여객 수요 추이에 따른 단계별 비상운영 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1단계 비상운영은 일 여객이 7000명~1만 2000명 수준일 경우에 출국장 운영을 축소하고 공항 내 셔틀열차를 감편한다. 2단계는 일 여객이 3000~7000명 수준일 경우 시행되며 1터미널과 2터미널을 부분우영하게 된다. 여객이 3000명 미만을 기록할 경우 3단계 비상운영에 들어가 ‘셧다운’ 수준으로 터미널 기능을 최소화하게 된다.

인천공항 여객수는 지난 3일부터 일 여객수 7000명 이하로 감소한 뒤 지난 6일에는 5000명 이하를 기록했다. 다만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비상운영 대책의 기준이 되는 일 평균 여객 수요 수준을 1주일이나 몇 일 수준으로 할 것인지 등의 구체적 기준은 내부 검토를 마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는 부분 운영에 따른 여객 안내 강화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 여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한편, 관련 인력 및 자원을 △노후시설 개선 △안전점검 확대 △전문성 교육 강화 등에 활용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위기상황을 정체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도약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천공항의 일일여객이 개항 이후 처음으로 1만 명 미만으로 감소하는 등 공항산업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2단계 비상운영 돌입은 인천공항 여객 추이, 공항기능 축소에 따른 여객 파급효과, 해외공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본환 사장은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국가 방역의 최전선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인천공항 운영의 전면중단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인천공항의 '셧다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지난 2일 인천공항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전반의 위기 상황을 조기에 극복하고 공항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항 내 상업시설 임대료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소상공인 16개사를 대상으로는 50%를 6개월 동안 감면에 약 120여억원 규모를 지원하고 중견기업과 대기업 32개사를 대상으로는 6개월 동안 기존 임대료의 20%에 해당하는 약 130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또한 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라 항공사 정류료도 3개월간 전액 면제하고, 착륙료는 2개월간 20% 감면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내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는 국내 수요가 다소 회복됨에 따라 국내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주항공은 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김포와 부산을 오가는 노선의 운항횟수를 늘린다고 밝혔다. 증편 규모는 92편이며, 이번 증편 운항 등을 통한 추가 공급석은 약 1만 7400여석 규모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국내선 운항편수 자체도 대폭 감소했지만, 제주항공은 해당 노선을 이용하던 승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서울도 지난 6일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주 32편으로 확대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김포~제주 노선은 기존 주 25회 운항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3월부터 주 2~3편 운항으로 축소됐었다. 이후 3월 주말 탑승률이 91%를 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4월부터 운항을 확대키로 했다. 에어서울은 매주 수요일 제주 타임 세일을 실시하는 등 편도 항공운임 3000원, 왕복총액 2만원대부터의 최저가로 제주 노선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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