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연내 8% 진입 가능성
은행채-美 국채 오름세 .."추가 여력"
은행권 "대환대출 등 방법 찾아야"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서며 연내 ‘연 8%’ 진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불과 두 달여 사이에 연 6%에서 연 7%대로 상승헸다는 점에서, 빠르면 12월에 8%대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

실제 은행채, 코픽스(COFIX) 등 지표금리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한국은행 또한 연내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급증한 대출 잔액을 고려하면 상당수 신규 차주의 이자 부담 또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일단 은행권에서는 주담대 금리 인상이 당분간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오는 12월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적극 고려해 볼 것을 조언한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은행들이 금리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 때문이다.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상당수 은행들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금리가 올 초 수준인 연 8%대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주요 지표금리 인상, 여기에 미국 연준의 긴축 기조 및 美국채(10년물) 금리 오름세도 이어지면서 국내 주담대 금리 또한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담대 금리의 오름세는 당장 상당수 차주들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지표금리의 흐름을 그대로 적용받는 변동금리 차주들은 당장 불어나는 이자의 상환마저 버거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또 한 번 8%? 위험수위 다다른 ‘주담대 금리’

최근 국내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의 오름세는 멈츨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0년 주담대 상품의 공급 중단 등 주담대 수요 억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아랑곳없이 금리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준거 금리로 활용되는 기준금리 역시 연 3.5%로 동결됐지만, 전반적인 주담대 금리 오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17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53%~7.12%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기준 변동금리가 연 4.27%~7.09%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불과 일주일여 사이 하단은 0.3%p, 상단은 0.03%p 가량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주담대 금리가 연 7%대에 진입한 건 주목해 볼 부분이다. 이미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 7%대에 진입했다. 지난 2월 마지막으로 7%대를 기록한 이후 약 7개월여 만의 7%대 재진입이었다.

연 7%대로의 재진입 못지않게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며 연 6%대를 꾸준히 유지해 온 주담대 금리가 완연한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1월, 연 8%대(연 8.12%‧1월 첫째 주 기준)로 시작됐던 주담대 금리는 한 달여만인 지난 2월 연 6%대까지 내려갔다. 당시 치솟는 금리에 한국은행은 2월 당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은행들도 연초부터 감소세를 보였던 가계대출 수요 확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주담대 금리는 완연한 하락세를 보였는데, 지난 5월에는 주담대 금리가 한때 연 5%대 후반(연 5.9%‧5월 말 기준)까지 내려가면서 대출 심리를 회복시키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은행채‧코픽스 등 지표금리의 인상세가 이어지면서 주담대 금리 또한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연고점 찍은 은행채에 주담대 금리도 ‘덜덜’

업계에서는 지금의 추세라면 연내 ‘연 8%대’ 재진입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지표금리의 완연한 오름세, 여기에 미국 연준과 한은 금통위가 긴축기조 유지 나아가 추가 인상까지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 요인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금리는 최근 연고점을 또 한번 경신하는 등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은행채 5년물(AAA)의 금리는 4.797%를 기록, 기존 올해 연고점 기록이었던 연 4.775%(10월 19일 기준)를 불과 나흘 만에 0.24%p 가량 경신했다.

지난 25일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4.725%로 연고점 대비 0.04%p 가량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은행채 5년물(AAA) 최저점(3.810%‧4월 10일 기준)과 비교하면 6개월여 사이 1%p 가량 금리가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주담대 고정금리 역시 연 5%대 초반에서 6%대 초반으로 은행채 인상 폭과 비슷한 1%p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4~6.583%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미 연 7%를 넘어선 변동금리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은행채 금리의 흐름을 고려하면 고정금리 또한 연 7%대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은행채의 경우 미국 국채(10년물) 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의 금리가 최근 한 달 새 연 4.8~4.9%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의 긴축 의지가 여전한 상황인 만큼 미국 10년물 국채, 여기에 연동된 국내 은행채 금리 또한 연내 추가 인상의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또 은행채 발행 규제 종료로 자금 조달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이를 붙잡기 위한 은행권 내 수신금리 경쟁이 대출금리 오름세로 연결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여기에 더해 올 초 대출 수요 확보를 위해 금리를 낮췄던 은행들 역시, 최근에는 이와 반대로 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대다수 은행이 하반기 경영 목표로 ‘성장’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또한 대출 금리 인상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비상 대응계획을 보고받고 있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 / 사진=금융위원회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비상 대응계획을 보고받고 있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 / 사진=금융위원회

대환 대출 올라타는 주담대, ‘금리 인하 될까’

이처럼 주담대 금리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장 신규 대출을 고민하는 예비 차주, 그리고 변동금리 재산정을 앞둔 기존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단 은행업계에서는 연말로 예정된 주담대의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 탑재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주담대 및 전세대출의 대환대출 플랫폼 적용을 준비 중인데, 빠르면 오는 12월 중 서비스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대환대출 플랫폼 내 주담대 적용이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를 부추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주담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인뱅 업계의 핵심 무기가 ‘금리경쟁력’이라는 점에서, 대환대출을 통해 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기 위한 시중은행 간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이어 비대면 전용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점포, 영업인력 등 비용 절감을 통한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해당 상품이 추후 대환대출 플랫폼에서도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은행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당분간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고금리 기조에 맞춤형 선택지인 ‘고정금리’ 상품을 신규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론 최근 고정금리 또한 변동금리 수준의 오름세를 보이는 등 사실상 금리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추가 인상 여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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