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고정금리 비중 67.2%...전월비 8%p↓
기준금리 포함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어려운 금리 예측..."현실적 이자경감 방안 찾아야"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고금리 기조 속에 대세로 자리 잡는 듯했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뚜렷한 감소세로 전환했다. 은행채 등 주요 지표금리의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전반적인 대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공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 형성돼있지만, 전월 대비 고정금리 인상 폭이 변동금리의 인상 폭보다 두 배 가까이 컸던 것으로 집계되면서 향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금리 역전’ 가능성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은행업계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긴축완화의 기대감을 타고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정금리 수요의 감소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예측한다.

다만, 금리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만큼 실제 대출을 고민 중인 차주들은 대출 용도 및 상환 시점 등을 고려해 상황에 따라 변동금리 또한 선택지에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금리경쟁력 높은 고정금리, 하지만...

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3.82%~6.03%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 달 전인 지난 11월 초(6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 4.21%~6.26%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사이 상단은 0.23%p(포인트), 하단은 0.5%p 가량 하락한 수치다.

한때 연 8%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국내 주담대 금리의 오름세가 주춤한 가운데, 그간 고금리 기조 속 다소 위축됐던 변동금리 수요가 다시 확산하는 흐름이 포착된다.

물론 여전히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소위 ‘금리 역전 현상’은 지속하고 있다. 다만, 완연한 긴축완화 기조로 인해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현재 다소 높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려는 차주들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여전히 국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이하 주담대) 금리의 경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 형성돼있다.

통상적으로 고금리 기조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대비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채를 포함해 고정금리가 추종하는 지표금리가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다소 이색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정형 하단 금리가 연 3%대에 진입한 점은 눈길을 끈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금리 하단이 연 3%대에 진입한 건, 지난 9월 이후 3달여 만이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일 기준, 연 4.32%~6.29%으로 집계됐다. 고정형 금리 대비 상단은 연 0.03%p, 하단은 0.09%p 각각 높은 수치다.

이처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된 데는, 고정형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금리의 완연한 하락세의 여파로 해석된다.

미국 연준의 긴축 완화 시그널로 고정형의 준거금리인 국내 은행채(5년물‧AAA) 금리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상황에까지 도달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은행채(5년물‧AAA) 금리는 연 4.114%에 형성돼있다. 지난 11월 초(1일 기준) 은행채 금리가 4%대 중후반(4.734%)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0.6%p 가량 급락한 셈이다. 특히 지난 10월 기록했던 올해 연고점(4.810%)과는 0.7%p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의 완연한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연 3%대까지 하락했다”라며 “반면,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의 경우,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 현상은 적어도 연내에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금리 인하 기대감에 감소한 고정금리 수요

특이한 점은, 여전히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대비 금리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에선 변동금리를 찾는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대출 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에 신규 공급된 주담대 상품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67.2%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75.2%) 대비 8%p 감소한 수치다.

특히 신규 기준 고정금리 비중이 60%대를 기록한 건 지난 2월(69.8%) 이후 8개월여 만으로 최근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고정금리 취급 확대를 권고하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은행권 내 잔액 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10월 말 41.6%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규 기준과 달리 잔액 기준의 경우, 전월 대비 고정금리 비중이 0.2%p 확대됐지만, 전월 대비 증가 폭은 지난해 9월(0.3%p)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같은 기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흐름이다. 양 쪽 모두, 전월 대비 금리가 올랐지만, 인상 폭에서는 다소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4.56%로 전월 대비 0.21%p 올랐다. 고정금리의 경우 10월 기준 4.53%로 전월 대비 0.23%p 올랐고, 변동금리는 전월 대비 0.13%p 오른 4.64% 수준으로 집계됐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8%p가량 낮지만 전월 대비 오름폭의 경우에는 변동금리의 오름세가 고정금리 상승폭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처럼 고정형 금리의 상승폭이 변동형의 상승폭을 상회하면서, 자연스레 고정금리 대출 수요 또한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한국은행이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추세”라며 “최근 차주들의 변동금리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디자인=김민영 기자
디자인=김민영 기자

이자경감 위한 현실적 대안 찾아야

다만, 은행업권에서는 이같은 일련의 변동금리 선호 현상의 지속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점이 여전히 불명확한 데다, 여전히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고정금리 비중 확대를 은행권에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권고한 올해 연간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비중 목표치는 71%다. 10월 기준 고정금리 비중이 67%로 당국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확대 압박이 다소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들 또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 기대하기보단, 일단 고정금리를 우선 선택하는 것이 이자부담 경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다. 특히, 상당수 은행이 취급 중인 주담대 상품의 경우, 일정 시점 이후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만큼 추후 금리 상황에 따라 변동금리로의 대환대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일련의 상생금융 기조로 인해 주담대 금리도 다소 하락하는 추세는 맞다”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대출 금리가 지표금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보단 대출 기간 및 상환계획 등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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