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네이버
사진제공. 네이버

[미디어SR 김다정 기자]이달로 예정됐던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이 다음달로 밀리면서 입찰 열기가 다소 시들해진 분위기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은 5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실사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일정이 6월 초로 미뤄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사 작업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원매자와 매각자간 매각가에 대한 간극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롯데쇼핑·신세계그룹 이마트·SK텔레콤·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당초 이베이코리아의 가치는 3조원대로 추정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쿠팡 상장 등의 이슈와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몸값을 5조원대로 추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 몸값으로 5조원을 제시했다. 2019년 거래액 16조원의 0.3배수를 적용한 수치다.

이베이코리아의 연평균 거래액은 20조원으로,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시장에서 3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자 입장에서 5조원 가치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 붙은 상황이며,  초반의 흥행 판도와 달리 난항이 예상된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요기요 인수전과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의 흥행 기대감도 갈수록 저하되는 모양새다. 요기요는 지난 4일 예비입찰을 진행했으며, 실사를 거쳐 내달쯤 본 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신세계그룹과 MBK파트너스 등은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인수전 숏리스트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등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이들 업체는 한정된 자금으로 인해 결국 두 곳 중 한 곳을 인수대상으로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베이코리아가 흑자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사실상 코로나 효과로 과대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 이후 별도의 투자비용까지 고려하면 가격적인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네이버가 매각전에 미치는 영향은?

한껏 높아진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인해 지지부진한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메기’의 등장으로 매각전 판도가 뒤바뀔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신세계와 함께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세계가 최대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네이버와 신세계는 모두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 3월 예비입찰 진행 당시 네이버가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갔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시그널이 나올 경우,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이면서 ‘공공의 적’이 된 쿠팡과 함께 독주체제를 굳히는 네이버의 깜짝 등장으로, 다소 시들해졌던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전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네이버쇼핑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거래액 기준 17% 수준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롯데온(4%), SSG닷컴(3%) 등 순이다.

최근 네이버쇼핑은 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53% 늘었다. 쇼핑라이브 등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한 신사업 성과도 호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네이버가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을 경우 지난해 기준 거래액만 50조원, 시장점유율로는 32%에 달하는 초대형 연합군이 탄생할 수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힘을 합쳐 ‘온라인 쇼핑 공룡’이 탄생하면 단순 계산상 쿠팡(22조원)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 중 3분의 1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협력을 위한 기반은 마련한 상태다.

신세계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막대한 자금에 대한 부담을 나눠 갖게 되는, 손해볼 것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더욱이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이어 요기요 등 대규모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점포 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스타벅스커피 미국 본사가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 인수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앞두고 네이버라는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으로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각 앞둔 이베이코리아, 몸집 불리기 ‘사활’

5조원이라는 몸값에 대한 물음표가 이어지자 이베이코리아 역시 본입찰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연례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의 규모를 역대급으로 키운 것 역시 거래액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다 규모인 3만여 판매자가 참여하고, 국내외 인기 브랜드사 200여곳이 함께 진행한다. 빅스마일데이 혜택이 적용된 제품 수만 3000만여개에 달하며, 할인율도 최대 78%로 마련됐다.

이번 빅스마일데이는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클럽’ 가입 회원에게만 주어지던 ‘20% 할인쿠폰’ 혜택을 일반 회원에게도 제공했다.

그 결과 이번 빅스마일데이에서는 지난해 5월 행사 대비 거래액이 17% 급증했다. 일 평균 방문자 수도 22% 늘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9일간의 빅스마일데이에서 총 1780만개의 제품을 판매했다”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라이브커머스, 스마일배송, 스마일클럽 비즈 등 모두 눈에 띄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수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장은 “이번 성공은 최다 인원인 3만여 셀러가 참여해 상품경쟁력을 높이고, 기존과 달리 전체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며 “특히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라이브커머스, 래플딜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함께 제공한 점이 빅스마일데이의 독보적인 차별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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