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롯데 "기대보다 시너지 크지 않아"

또 다시 이커머스 ‘지각변동’ 예고…네이버·신세계 시장점유율 '32%'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미디어SR 김다정 기자] ‘국내 이커머스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넣기 위한 신세계와 롯데, 두 유통공룡간 자존심 싸움은 사실상 신세계그룹의 승리로 결판이 났다.

신세계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단숨에 이커머스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되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 미국 본사는 1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그룹 이마트를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함에 따라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의 최대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현재 매각 관련 절차를 진행중인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직 이마트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쩐의 전쟁’ 양상으로 흘러간 이번 인수전에서 신세계가 승기를 잡았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초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5조원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신세계가 써낸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이버와 손을 잡은 신세계는 4조5000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롯데는 신세계보다 적은 약 3조원 초반대의 입찰가를 적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는 것이 롯데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번의 이커머스 ‘지각변동’ 예고

네이버와 손을 잡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또한번 크게 요동칠 공산이 크다.

올해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온라인 최강자인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에 나서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에서도 신세계와 네이버는 공고한 ‘동맹’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시장은 거래액 기준으로 네이버(26조8000만원)와 쿠팡(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가 불꽃튀는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시장점유율에서 네이버(18%) 쿠팡(13%)에 이어 3위(12%)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지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한 흑자기업이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지난해 기준 거래액만 50조원, 시장점유율로는 32%에 달하는 초대형 연합군이 탄생하게 된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힘을 합쳐 ‘온라인 쇼핑 공룡’이 탄생하면 단순 계산상 쿠팡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 중 3분의 1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신세계만 따로 보더라도 현재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하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약 15%까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위 쿠팡을 단숨에 뛰어넘는 수준이다.

거래액도 24조원(이베이코리아 20조원, SSG닷컴 4조원)에 달해 네이버(28조원)를 바짝 추격하면서 이커머스 업계 2인자 위상을 굳힐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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