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 올해만 2조원 넘게 순매수한 '동학개미' 주주들 의결권 제고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전 중인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새해 첫 면담을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준법감시위원회와의 정기 면담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의 주주 권리 제고를 위해 전자투표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주주총회를 온라인으로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는 2021년 들어 이재용 부회장과의 첫 면담을 갖고 향후 면담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의 준법위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두 번째다.

박준영 준법감시위 사무국장은 12일 미디어SR에 “이 부회장이 위원회의 지속적인 활동과 향후 정기적인 면담을 약속한 것으로 안다”면서 “향후 일정과 면담 주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아 조율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준법감시위는 지난달 17일 삼성 각 계열사들에 온라인 주주총회를 도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주주총회 참여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준법감시위는 삼성전자의 2021년 정기주주총회를 온·오프라인의 병행 개최와 나머지 6개 관계사들에 대해서도 향후 주주총회의 온라인 병행 개최를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또 전자투표를 도입하지 않은 관계사들은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5개사는 올해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했으며, 금융계열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내년부터 온라인으로도 주주총회를 실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준법위는 또한 이재용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삼성 그룹 내 준법문화의 정착을 위한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 부회장은 향후 위원회의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를 만난 것은 지난해 말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기 위한 행동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당시 최후 진술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그간 위원회를 너무 자주 뵈면, 우리를 감시하는 위원회의 의미가 퇴색될까 주저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위원들 정기적으로 뵙고 저와 삼성에 대한 소중한 충고와 질책도 듣겠습니다. (중략)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습니다. (중략) 사건 경위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그런 사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이중 삼중으로 재발방지책 마련하겠습니다. 준법감시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 없도록 충분히 뒷받침하겠습니다.”

이어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 측과 특검, 재판관이 선정한 전문심리전문원의 평가에 따라 준법위의 활동을 개선하기로 했다.

준법위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준법의무 위반을 사전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의 준법위반 리스크(위험) 유형화 및 이에 대한 평가지표, 점검항목 설정’에 관한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 대표이사들과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간담회를 갖고, 준법문화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역할 등에 관해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이 한국의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8일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은 2억206만4917주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개인 주주 지분율은 3.6%였으나 1년여 만에 7%(추정)로 부쩍 올라섰다. 올해 기준으로 개인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은 2조539억원 가량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8.7%에서 6.8%(추정)로 떨어졌다.

이는 삼성전자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수치로 다른 연기금과 국내 기관을 합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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