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주기장을 채우고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제공
김포공항 주기장을 채우고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한진칼의 유상증자 방식을 두고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M&A와 그 이후 일정 및 계획 등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국적항공사 1, 2위를 차지하는 항공사 간의 '빅딜'을 놓고 시장과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 재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면서도 미디어SR에 "사실상 어떤 것이 정답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우기홍 사장은 이같은 시장 및 주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10여개가 넘는 사전 질문에 전부 답변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우 사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내년 3월 17일까지 (양사)통합 계획안을 작성하기로 계획돼 있다”라면서 “3개월 정도 집중적인 실사에 나선 뒤 통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인수위원회는 각 분야 및 각국 전문가의 참여로 모든 분야를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Slot - 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은 국내에서 점유율이 높은 편이지만 해외에서의 슬롯 점유율은 낮아 (기업결합심사가) 통과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진에어 등은 점유율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우 사장에 따르면 에어서울·에어부산·진에어는 통합LCC로서 독립적인 경영체계 및 별도의 경영진을 갖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통합항공사와는 경쟁사가 된다는 것이다.

우 사장은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 “대한항공 51년 역사에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통합항공사가 탄생하더라도 공급을 줄이지 않을 것이므로 인력은 그대로(이기 때문)”라고 장담했다.

우기홍 사장이 향후 밝힌 M&A의 절차 및 통합항공사 탄생 이후 계획에 대해 문답 형태로 정리했다.

2일 오후 2시 대한항공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사전 질의에 답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간담회 갈무리
2일 오후 2시 대한항공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사전 질의에 답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간담회 갈무리

Q. 이번 가처분 기각 결정에 따라 인수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인수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정확한 인원이나 규모를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나, 대한항공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재무, 법무, 자재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살펴볼 계획이다. 회계 및 법무법인이 참여해 아시아나의 그룹및 계열사에 대해서도 동시에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Q. 앞으로의 실사와 통합(PMI) 일정은? 특히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실사를 추진할 예정인가?

"이듬해 3월 17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치는) 통합계획안을 작성하기로 되어 있다. 향후 3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실사를 하고 통합계획을 수립하되 특정 부분을 중점적으로 본다기보다, 전반적인 현황을 전 부문에 걸쳐서 파악할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비교해 아시아나의 비용구조, 계약관계(항공기 등 외부계약) 등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Q. 기업결합신고라는 큰 산이 남았다. 언제 신청할지, 독과점 우려나 외국 경쟁당국 승인에는 문제 없나.

 "내년 1월14일까지 각국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다소 시간이 빠듯하지만 이를 위해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에 선정했으며 대한항공 내 전담부서가 팀을 만들어 이미 준비 중이다.

특히 인천공항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여객은 35.8% 정도 된다. 화물기까지 포함하면 대략 40%의 점유율을 보이는데, 이는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했을 때고 지방공항까지 포함할 경우 점유율은 더 낮아진다. 따라서 일부 장거리 노선의 독점 우려도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각 회사 자회사로 존재하지만 엄연히 별도의 회사이자 별도 운영 중이므로 LCC 3사도 시장 점유율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해외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시장점유율 높은 노선을 많이 보유하지 않아 문제 소지는 적을 것이다. 또한 항공사 M&A가 수차례 있었으나 승인이 안 된 사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Q. 통합 후 브랜드 관리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는 방법과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키는 안이 있다고 들었다.

"하나의 브랜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3의 신규 브랜드를 만들기는 시간과 투자비용 상 적절하지 않다. 물론 사용하지 않은 다른 브랜드를 활용해볼 방안과 시간은 있어 검토할 예정이다."

Q. 대한항공과 산업은행 간 협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여러 의무를 진다. 어떻게 대비하고 어떻게 협력해나갈 것인가?

 “먼저 산업은행과의 계약상 인수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협의체 운영, 통합 계획 제출 및 이행 방안, 윤리경영위원회 구성, 경영평가에 대한 목표 설정 등이 산업은행과 협약한 사항인 만큼 이를 충실히 (산업은행과) 논의해나갈 것이다. ”

Q. 아직 양사의 일부 노조가 통합에 우려를 표명한다. 양사 노조와의 소통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누차 말씀드린 바 있다. 계약서 상 확약되어 있는 사항으로, 여러 책임있는 분들의 약속을 담보로 진정성 있는 만큼 노조에서도 믿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국제선 여객 수요는 95% 감소했지만 대한항공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지난 51년간 대한항공 역사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를 부탁드리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직원 및 자회사 직원 분들께 말씀드린다. 노조와 상시적으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시아나항공노조와는 아직 그룹 자회사로 편입되지 않았지만, 필요한 경우 아시아나 경영진을 비롯한 산은과 협의를 통해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논의해나갈 예정이다.”

Q.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서는 임시주총을 통해 발행주식 총수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주주들 어떻게 설득하실 것인가?

"임시주총은 내년 1월6일 열릴 예정으로, 정관변경에는 출석주주의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찬성률이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살 길임을 주주 분들이 이해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주분들과 잘 소통해서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2조5000억원 증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관심과 참여율이 높은 편으로, 이것만 보더라도 시장/주주 여러분들의 인수에 대한 좋은 반응을 방증한다고 본다. 주주총회에 대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아시아나항공도 임시주총 열어 균등 무상감자 안건을 다룬다. 부결되면 자본삼식 될 수도 있다는데, 혹시 대비책이 있나?

"아시아나항공 주주도 회사 및 자회사들이 대한항공에 통합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최근 (아시아항공)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인수 시우려되는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계약금 및 영구채 인수로 해결이 가능할 것이고, 혹시라도 부결될 경우 대비책을 세우겠다”

Q. 구체적인 시너지효과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매출, 비용, 스케줄 경쟁력, 소비자 혜택 등과 관련한 시너지 효과는?

"앞서 이동걸 회장이 언급한 대로 회계법인이 추정하기로는 두 항공사가 통합할 경우 연간 약3000억원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항공사를 경영하는 사람으로서는 노력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양사 직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달성할 수 있겠으나, 훨씬 더 많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스케줄 경쟁력을 확보하면 환승 수요를 유치할 수 있고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또한 해외시장에서의 여객화물 판매가 강화되면서 항공기 가동률이 제고되는 동시에 탑승률도 제고되므로 상당한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 등 제반 조건 때문에 항공기 임차 비중이 높고 임차료도 높게 책정된 상태다. 이를 구매로 돌린다던지, 통합항공사의 신용등급으로 임차 재계약을 진행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정비비, 조업비, IT 구축 비용, 시설운영비 등 규모의 경제를 이용하면 추가로 상당한 비용절감이 가능하게 된다.

이자 비용도 절감하게 된다. 통합항공사로서 신용등급이 향상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지출하고 있는 수천억원 대의 이자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게 된다."

Q. 어떻게 인적 구조조정 없이 통합이 가능한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력을 합치면 약 2만8000명정도다. 이 중 본사 및 오버헤드(간접) 인력은 2000명 수준으로, 90% 이상이 영업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셈이다.

통합이 되더라도 공급은 줄이지 않을 것이므로 직접 인력의 인력수요는 지속된다. 자연감소로 인한 퇴직인력은 연간 약 1000명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복 인력이 전체 인력과 비교해서는 크지 않은 편이라서 부서 이동 등을 통해서 충분이 흡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Q.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쳐진 대형 LCC 탄생도 눈앞이다. 운영 계획은?

"통합LCC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별도의 법인과 별도의 경영진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과 유사한 과정이 진행될 것이고, 시너지도 유사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CC)의 특성에 맞는 경영진이 들어와서 외국의 항공사들과 졍쟁하는 통합 LCC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MRO(정비·수리·보수사업) 통합 법인을 설립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현 가능성이 있나?

"아직은 MRO 통합 별도법인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LCC 3사가 통합되면 자체 물량만 해도 상당하다. 현재 정비 조직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특히 대한항공은 엔진 및 기체 수리에 대해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별도 통합법인을 설립하지 않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이나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해외에서 정비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가처분 기각에도 불구하고 3자 연합 측이 정식 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인가.

“한진칼 차원에서 적절히 대응하리라고 본다. 가처분 소송에서 충분히 검토됐기 때문에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 대한항공은 소송과 상관없이 기존 예정되어 있던 아시아나계약금 지급, 영구채 인수, 실사 및 해외 기업결합신고, 주주총회 준비 등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증자 추진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Q.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대한항공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별도로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등 추가 자금 확보 계획이 있는지?

“우선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 투입할 때 1조5000억원은 자본금으로, 3000억원은 영구채로 투입하면서 내년까지의 아시아나항공 필요 유동성은 상당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 이밖에 자세한 내용은 실사를 통해 2021년 및 그 이후의 자금소요 상황을 봐야하는데, 추후 산업은행 등과 협의해 추가 자금 확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Q. 코로나19의 종식까지는 멀어 보이는데, 내년도 사업 계획과 전망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내년에도 코로나19로부터의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판단 하에 사업계획을 준비 중이다. 일례로 내년 상반기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약 70% 감소한 여객의 수요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는 약 60% 수준으로 예측한다. 즉 연간 기준 2019년 대비 약 35%의 여객수요를 예쌍하고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올해는 화물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해 여객 손실을 만회했으나 내년에는 항공사들의 화물 공급이 늘어나 수익 증대가 더딘 추세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화물사업도 올해보다 특수상황이 진정된 상황을 가정해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Q. 코로나19로 인한 여객 수요 급감에 신입사원들은 채용 대기 신세라고 들었다. 이들에 대한 향후 계획과 2021년 신입사원 채용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대한항공 직원의 절반 이상이 휴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이상 신규 채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하지만 올해 입사를 확정한 인력에 대해서는 노동부와의 협의를 통해 2021년 초 입사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다.

신규 인력 채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여부를 말하기에는 이르다. 코로나19 상황의 개선 추이와 공 수요 회복 수준을 함께 고려해 추가 채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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