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인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성과가 부각되는 시대다.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는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기업 평가의 표준이 된 ESG 활동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지난 1월 3일 KB증권 용인연수원에서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 KB금융그룹
지난 1월 3일 KB증권 용인연수원에서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 KB금융그룹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KB금융그룹은 이사회 내에 그룹 ESG 컨트롤 타워인 ESG 위원회를 두어 그룹 차원의 다양한 ESG 경영 활동을 추진하는 선도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3월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ESG 위원회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을 포함해 사내·외 이사 전원(9명)으로 구성된다. 계열사별로 추진해오던 ESG 경영 현안을 그룹 차원에서 총괄해 전략 수립, 관리·감독 등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담당한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ESG 활동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사회적 책임에 원활히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종규 회장은 임기 동안 ESG 경영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 왔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 차원의 ESG 경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윤 회장은 올해 초 열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ESG 기반의 그룹 전략 방향성을 공유하면서, "ESG 기반의 경영체계를 신속히 체화하고 더욱 확산해 지속가능 경영을 선도하는 모범 금융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지속가능금융을 위한 ESG 혁신 성장,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의 원칙에 따라 ESG 기반의 지속가능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KB금융그룹은 국내외 ESG 평가 지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 지수에 4년 연속 편입했으며, ‘2020 블룸버그 양성평등지수’에 국내 기업 최초로 2년 연속 선정됐다. 

또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 통합 A+ 등급을 받고 2년 연속 지배구조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환경 부문에서는 ‘CDP Climate Change 2019’ 탄소경영섹터 아너스에 3년 연속 선정돼 기후변화대응 성과를 인정받았다.

KB금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 3월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현재는 사업 전략과 방향성을 수립하는 단계라 올 하반기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ESG 위원회를 통해 계열사별 ESG 부서 간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ESG 활동에서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 ESG 전략. 사진.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ESG 전략. 사진. KB금융그룹

#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경영

KB금융그룹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미세먼지 대응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OICA, (사)푸른아시아와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발원지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몽골 현지에 ‘KB 국민의 맑은하늘 숲’을 조성한 바 있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동참해 2007년부터 2019년 말까지 태양광발전사업에 약 6110억원, 풍력발전사업에 5493억원, 연료전지발전사업에 2308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친환경 녹색금융 상품 출시도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종이 통장 미발행, 대중교통 미션 수행을 통해 고객이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한 경우 우대 이율을 제공하는 'KB맑은하늘적금'과 'KB맑은하늘공익신탁'등 KB맑은하늘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는 '그린카드'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대중교통이용 할인 특약, 마일리지(운행거리) 할인 특약, 친환경부품사용 특약 등을 상품에 적용한다. 

KB금융그룹은 글로벌 이니셔티브, 환경 부문 국제기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의 책임은행원칙 서명기관으로 가입했으며, 그 후속활동으로 국내 금융회사로는 유일하게 ‘UNEP FI 기후공동협약’에 참여해 글로벌 31개 기관과 탄소 집약적 사업을 줄이고 친환경 사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공동 대응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녹색 투자 분류체계’를 은행 여신심사 평가에 적용하기 위한 ‘UNEP FI, EU Taxonomy 은행 가이드라인 개발’에도 참여 중이다.

# 혁신금융·ESG 채권 발행으로 사회적 가치 '플러스'

또한 KB금융그룹은 지난해 4월 창업·벤처·중소기업 혁신 성장 지원을 위한 'KB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하고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 지원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KB혁신금융협의회는 윤종규 회장을 의장으로 허인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등 혁신기업 지원과 관련된 계열사 사장, 임원 등 총 13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소기업 구인난 해소와 청년 일자리 창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취업 박람회 'KB굿잡'을 열어 청년들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KB굿잡을 통해 1만5906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제공된 일자리 정보는 누적 6만여 개에 달한다.

지난 1일 KB금융은 KB굿잡 사이트를 통해 비대면 방식의 2020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오는 12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금융지원 목적의 ESG채권 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KB국민은행은 4500억원 규모의 원화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 채권)을 발행했다.

10년 만기에 연 2.13%의 금리로 발행된 이번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 등 ESG 분야에 사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원화 4000억원(사회적 채권), 외화 5억달러(지속가능채권)을 조달한 바 있다.

# '3단계' 검증 거치는 엄격한 지배구조 프로세스

KB금융그룹 사외이사 추천 프로세스. 사진.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사외이사 추천 프로세스. 사진.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은 지배구조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2015년부터 3단계에 걸친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단계별로 주체를 엄격히 분리해 운영되는데, 먼저 첫 번째로 주주와 외부 서치펌(Search Firm, 조사기관)에서 후보를 추천받아 후보군을 구성하고 외부 인선자문위원의 평가, 평판조회를 거쳐 숏 리스트를 압축한다. 이후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후보군의 자격을 검증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후보를 추천한다. 

아울러 KB금융그룹은 '여성역량강화원칙(Women’s Empowerment Principles, WEPs)’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이에 2015년 선임된 김유니스경희 이사가 지난 2018년 퇴임하자 바로 최명희 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기업은행장 출신 권선주 사외이사를 영입하면서 국내 금융지주사 중 이사회에 여성 사외이사 2명이 재임하는 최초의 사례를 기록했다.

현재 KB금융그룹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28.6%(2/7)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20년까지 목표로 권고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인 40%에 근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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