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ESG 전략 ③] 행복나눔위원회의 명칭을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변경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2월 2일 그룹 출범 14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CEO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2월 2일 그룹 출범 14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CEO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 하나금융그룹은 ESG 경영 후발 주자이지만 환경 부문 중심으로 적극적인 ESG 전략을 펼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그룹 사회책임경영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행복나눔위원회의 명칭을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변경했다. 

사회가치경영위원회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의장으로 하고 지성규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각 관계사 대표들이 위원을 맡는다. 위원회는 ESG 전략을 포함한 사회가치경영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계획을 결의하는 기구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통제를 지적받고 경영 슬로건을 '손님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에서 올해부터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하여'로 바꾼 뒤,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그룹 내에 흩어진 ESG 업무 인력을 모아 그룹사회가치총괄로 재편하고 임원을 선임했다. 또한 하나은행에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해 총괄 임원으로 오정택 상무를 발탁하면서 ESG 경영을 위한 조직 역량을 강화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에서 2006년부터 지속해서 발간해 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지난 2011년부터 그룹 차원으로 확대해 발간하고 있다. 2019년 연차보고서는 이달 중 하나금융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하나금융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두 A를 받으며 통합 등급도 A를 기록했다. 또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아시아 퍼시픽에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편입됐으며, 지난해 DJSI 코리아 지수에 신규 편입된 바 있다. 

또한 최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CDP) 한국위원회가 발표한 'CDP Climate Change 2019'에서 금융부문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에 처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그린&소셜 ESG채권 발행 검토

하나금융그룹은 환경 관련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지난 2018년 하나금융그룹과 하나은행 본점에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나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매년 감축 계획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CDP에도 참여해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한다.

또한 은행 여신업무정책에서 '인간의 건강, 안전 또는 환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확인된 상품을 제조, 유통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평판리스크 부담이 있는 여신'을 억제해야 할 여신으로 정하고, 탄소나 오염물질 배출 기업에 대한 여신을 간접적으로나마 제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투자자 다변화를 위해 2018년 11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금융 규정(Frame work)을 작성하고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ESG 채권 발행을 시작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월 싱가포르 상장증권사를 통해 6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으며, 당시 50~60개 투자자로부터 높은 응찰 배수를 기록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올해 ESG채권 발행계획은 미정이나 중장기적으로 투자자 다변화 및 조달금리 절감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당행의 지속가능채권 프레임워크는 그린, 소셜이 합쳐진 형태로 균형 있는 운용을 통해 사회가치증대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크라우드 펀딩 기법으로 포용 금융 플랫폼 개발

하나금융그룹은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와 연계해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책임은행원칙을 실천하고 있는 책임은행원칙 제정사이자 서명기관이다. 일자리 창출, 미래인재양성, 웰빙문화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하나금융은 혁신 기술을 연계해 포용 금융을 실천할 수 있도록 크라우드 펀딩 기법을 도입한 플랫폼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스포츠,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함께 어울리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하나 파워 온 임팩트', '하나 파워 온 챌린지' 사업 등을 통해 발달 장애인, 청년 디자이너, 경력단절여성 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사회혁신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0년까지 스타트업, 우수 기업 및 유망중소기업, 기타 신성장 유망기업, 4차 산업 선도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생산적 금융을 총 15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대출 심사 시 기업 신용이 아닌 기술을 평가하는 기술 금융 상품을 올해까지 9조원 이상 늘릴 계획이다.

# 이사회 9명 중 8명이 사외이사...거버넌스 독립성 보장

하나금융그룹은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5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2010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했으며,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중 사외이사가 총 8명으로 이사회 독립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사외이사 수는 3인 이상, 전체 이사 수의 과반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사 선임 시 전문 역량, 연령, 학력, 성별, 국적 등의 요소를 고려해 선임해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며, 특히 2010년부터는 여성 사외이사를 꾸준히 선임하고 있다. 현재는 차은영 이사가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다.

사외이사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금융, 경제, 경영, 재무 및 법률 등 관련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충분한 실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인사 중에서 선임한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난해 3월 주요 자회사인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벤처스를 중심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

하나금융은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고 투자 대상 기업의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상승을 도모하고자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주주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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