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공석 6명..후보자 양측 합쳐 11명
형제 28.4% VS 모녀 35%...주주 표심 잡기 나서
변수는 가처분 신청...“경영권 분쟁 여부가 관건”

/ 사진=한미약품그룹
/ 사진=한미약품그룹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특히 한미그룹 오너가의 모녀와 형제 지분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오너가를 제외한 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6명 선임안' 등을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한미사이언스의 현재 이사회는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비롯해 4명으로 구성돼 공석은 6명이다. 현재 OCI과의 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측에서 이사 후보 5명을 추천했고 그룹간 통합을 추진한 송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측에서 이사 후보 6명을 추천했다.

형제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본인 두명을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기타비상무이사로 권규찬·배보경 후보를, 사외이사로 사봉관 후보를 추천했다. 송 회장 측은 장녀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후보를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기타비상무이사로 최인영 후보를, 사외이사로 박경진·서정모·김하일 후보를 추천했다.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한 모녀와 이를 반대한 형제 측의 갈등이 격화되며 이사회 선임을 둘러싼 표대결로 이어진 것. 앞서 형제와 모녀는 지분상 특수관계까지 해소한 바 있다.

형제 측은 지난 1월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송영숙과 특수관계인으로서 연명보고를 했지만 경영권 행사와 이견이 있었다”며 “본인과 그 배우자 및 직계비속은 더 이상 송영숙(그 특수관계인 포함)과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없어 신규 형식으로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송 회장도 형제와의 특수관계를 해소하며 해당 지분을 제외한 지분을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송 회장 측 지분은 35%, 형제 측 지분은 28.42%다. 지분 상 우위는 송 회장 측에 있지만 가현문화재단(4.9%), 임성기재단(3%)의 지분도 포함돼 있어, 향후 송 회장 측 지분은 더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가현문화재단은 통합과정에서 OCI홀딩스에 지분을 넘기기로 돼 있어 송 회장 측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주총 표대결 향방을 결정짓는 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과 국민연금공단(7.38%), 소액주주(21%)의 표심이다.

양측은 주주 표심 잡기에 나서며 전날 입장문을 발표했다. 송 회장 측은 “임종윤 사장은 사익을 위해 한미약품그룹을 이용했고 경영권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형제 측은 “선대회장 별세 후 경영에서 배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배당 발표 등 주주환원정책을 당근으로 제시해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한미사이언스는 “통합 이후에 중간배당을 도입하고 당기순이익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총 전 결과를 뒤집을 변수는 형제 측이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다. 양 그룹 통합과정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를 OCI홀딩스에 발행하기로 돼 있는데 이를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이다. 법원은 오는 13일까지 양측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고 주총 전까지 가처분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신주발행이 금지되면 양 그룹 통합과정에는 제동이 걸린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주총 전날인 27일에 열리는 한미약품 주주총회에서는 서진석 OCI 홀딩스 대표의 이사 선임이 논의된다. 28일 OCI홀딩스의 정기 주총서도 임주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 논의가 예정돼 있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향후 양 그룹간 통합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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