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건설, 세종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중단
“시공계약금액 협상 진전 없어”
LH “사업 정상화 노력할 것”
강남 재건축 단지도 공사비에 시공사 선정 난항

 

세종 공동캠퍼스 조감도./ 사진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세종 공동캠퍼스 조감도./ 사진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갈등이 재건축 사업은 물론 공공사업 공사 현장에까지 미치는 모습이다. 공사비 인상 요구에 따른 갈등 장기화로 인해 공사가 지연 혹은 중단되면서 사업 속도에 차질이 생기는 현장이 늘고 있다.

세종 공동캠퍼스 공공사업 공사 중단...공사비가 ‘문제’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보건설이 짓는 세종 행복도시 공동캠퍼스 건설공사 18공구 현장은 시공사와 발주처 간의 공사비 문제로 지난 5일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대보건설은 지난 2022년 LH가 발주한 해당 공동캠퍼스의 건설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연면적 5만8111㎡ 부지에 △대학 입주 공간 △바이오 지원센터 △학술문화지원센터 △학생회관 △체육관 △주차장 등을 건설한다. 공동캠퍼스 내에는 서울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의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7월 전체 준공을 앞둔 가운데, 시공사 대보건설과 발주처 LH의 갈등은 LH가 공사 중인 9개 동 중 4개 동의 준공을 3월 개교를 원하는 대학을 위해 앞당겨 달라 요청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해당 사업장은 이미 지난해 10월 자금난으로 약 10일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원자잿값 및 하도급 계약 금액 상승과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인한 자금 여력 부족이 이유였다.

당시에도 공사 중단이 지속될 경우 예정된 개교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이후 공사 재개 합의를 통해 사업이 정상화되는 듯했으나 5개월 만에 또다시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대보건설은 공정 단축을 위해 자체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투입해 공사 진행 후, 시공계약 금액 조정을 LH에 요청했으나 큰 진전이 없어 공사를 중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보건설 관계자는 공사 중단 배경에 대해 "공사비가 약 750억원인 이 현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H 역시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 당시부터 일부 건물을 우선 준공해 순차적으로 개교하도록 공사를 추진했고, 관련 비용은 계약 금액을 조정하기로 건설사와 합의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계약금액조정은 규정상 실제 투입비용으로 사후 정산해야 하는 항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 상황을 고려해 공사 완료 전부터 관련 내용을 제출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속히 검토 완료해 사업 정상화에 노력할 것도 강조했다.

특히 LH는 "최근 급등한 자재비·인건비 등 건설공사비 상승분은 관계 법령에 따라 물가 상승 비용을 지난해 12월에 이미 공사비용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강남인데?’...가락삼익, 신반포27차 공사비 갈등으로 재건축 진통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으로 송파 가락삼익맨숀, 서초구 신반포 27차 등 강남의 재건축 단지마저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조합-시공사 간 조정 협상이 길어지면서 사업 속도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실제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사업은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으나 지난달 16일 무응찰로 유찰됐다. 이에 지난달 28일 시공사 재선정에 나서며 2차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단지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경쟁이 예상됐지만, 건설사들이 낮은 공사비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아 선정에 실패했다. 해당 재건축 조합은 3.3㎡당 809만원 수준의 공사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선정에 실패, 조합 측에서 공사비를 증액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던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를 기존 3.3㎡당 908만원에서 958만원으로 올려 다시금 입찰 공고를 냈다.

이외에도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협상 중인 공사비는 지난 2017년 당시 500만원이었으나 1300만원대까지 오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 문제 해결 방법은...실효성 지적

연이은 공사비 갈등 사례에 전문가들은 공사비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정비 사업에서는 인허가보다 공사비를 감당할 수 있는 조합원들의 자금 여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상우 국토부장관은 지난달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착공했거나 계약 중인 공사들이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생산적 답을 내놓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 내에서 해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정부의 정비사업 표준 공사 계약서 배포,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 신청 등 공사비 갈등 해결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법적 강제성이 없어 활용도가 높지 않기에 갈등 조정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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