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중단됐던 사업 정상화되면서 시공사 입찰 나서
반면 시범, 신통기획안 소유주들 반발에 사업 걸림돌 우려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 = 한나연 기자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 = 한나연 기자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 공사비 급등에 수주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는 재건축 사업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서도 여의도 일대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공작 △한양 △시범 △광장 △대교 △삼익 등 총 16곳으로 약 8000가구 규모.

여의도의 경우 1970년대 지어진 노후주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구체화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여기에 서울시가 여의도 아파트지구 내 12개 단지를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9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용도와 높이 규제를 완화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입찰 공고 위반으로 중단됐던 한양아파트는 사업을 재개했다. 반면, 신통기획안 ‘1호’인 시범아파트는 소유주들의 반발이 걸림돌이 되면서 사업장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시 시동 거는 여의도 한양아파트...건설사들 ‘주목’

13일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오는 2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안건으로는 시공사 선정·계약체결과 시공사 입찰보증금 사업비 전환 승인 등이 선정됐다. 재건축 사업이 중단됐던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사업의 재개를 알렸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기존 588가구를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짓는 사업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이 아파트에 대한 신통기획 수립 및 통보를 완료하면서 사업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사업은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권한이 없는 부지를 사업 면적에 포함해 입찰 공고에 나선 것이 문제였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는 해당 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 업무 처리 기준 등을 위반했다며 시공사 선정 절차의 중단을 명령했다.

원인은 1485㎡ 규모의 한양상가 부지다. 이 부지는 롯데쇼핑이 해당 상가에서 단일 소유주로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롯데마트 측이 KB부동산신탁을 재건축 사업 시행자로 선정하는데 동의하지 않아 사업 부지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KB신탁이 해당 상가를 임의로 포함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낸 것이 문제가 됐다. 확정 고시되지 않은 정비계획안으로 시공사 입찰을 공고한 사실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서울시는 판단했다.

주춤했던 사업은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이 단지의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경관 심의(안)를 수정 가결하면서 정상화됐다. 또 KB신탁은 한양상가 부지를 898억원에 매입하는 안건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 후 입찰보증금을 사업비로 전환해 롯데마트 부지 매입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정비계획 변경안의 고시다. 해당 안이 고시되기 전 시공사를 선정하면 사업이 다시 중지될 수 있다. KB부동산신탁이 예상하는 고시일은 오는 21일로, 고시가 나오지 않으면 전체 회의 일정도 연기될 수 있다.

시공권을 두고선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각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디에이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양아파트 단지 내에서 포스코이앤씨 관계자가 입주민에게 인사를 건네며 수주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의 없이 데이케어센터’...시범아파트 재건축 제동?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부착된 신통기획 관련 현수막./ 사진 = 한나연 기자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부착된 신통기획 관련 현수막./ 사진 = 한나연 기자

신통기획을 통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기부채납 문제를 두고 발생한 서울시와 아파트 소유주 간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된 노후 아파트로, 지난 2022년 최고 65층, 22개 동, 약 2500가구의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신통기획안이 통과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최근 해당 아파트 소유주들은 서울시가 기부채납 건축물에 노인복지시설인 ‘데이케어센터’를 건립하는 안건을 동의 없이 진행했다며 반발하는 모양이다. 데이케어센터는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조건으로 따른 기부채납 시설 선정 과정에서 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소유주의 동의 없이 데이케어센터를 기부채납시설로 변경해 포함했다는 것이다. 소유주들은 수익성 및 단지 이미지·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데이케어센터 건립을 철회하고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다만 문화시설 건립이 시의 조건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시되면서 아예 신통기획을 철회하자는 주장도 나오는 분위기다.

신통기획이 일반사업으로 전환된다면 기획안 통과 후 2년여 간 추진돼온 사업이 물거품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업계에서는 사업형태가 전환된다면 재개발 사업이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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