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률 5% 안팎 기록...호황기 대비 급감
공사비 급증·원가율 압박·분양 부진 등이 원인
신규 수주 목표는 지난해 실적보다도 낮게 설정해

국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은 몸집은 불렸지만 국내 부동산 침체와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률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상승하면서 공사비도 급증한 결과로, 올해도 이같은 상승세가 예상되자 건설사들은 일제히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5% 안팎에 그친 건설사 영업이익률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대부분 5% 안팎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둔 건설사들도 영업이익률은 소폭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19조3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지난 2022년 8750억원에서 1조340억원으로 18.2%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5.99%)보다 감소한 5.35%를 기록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9.6% 늘어난 29조65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854억원으로 36.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2년 2.71%에서 2.64%로 줄어들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에는 4.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도 감소하고 영업이익률도 크게 줄어든 건설사들도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11조6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8% 감소한 66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68%로 다른 대형사보다는 높게 나타났으나, 전년(7.29%)과 지난 2021년(8.5%) 실적만 봤을 때는 줄고 있다.

GS건설은 전년 대비 9.25% 오른 13조43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38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9%로 전년(4.5%)보다 급감했다. GS건설 측은 이 같은 손실이 지난해 검단아파트 사고로 인한 일시적 비용과 보수적인 원가율 반영의 영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 역시 6.6% 증가한 7조994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4.1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2.5%를 기록한 것에 비해선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률 감소 원인은

이 같은 대형 건설사들의 전반적인 영업이익률 감소 원인으로는 공사비 급증, 원가율 압박, 분양 부진 등이 꼽힌다. 특히 이는 부동산 호황기라 불렸던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에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자재 수급 여건과 정책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이 35.6% 올라 건설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부터 지난 2020~2022년 분양한 현장들의 입주가 본격화될 예정으로, 2022년부터 주택수요가 위축된 점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사비 급증, 주택 사업 수익성 부진 등의 복합적인 요소들이 지난해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올해도 '신중'...보수적 태도 취하는 건설사들

영업이익률은 감소했지만 지난해 신규 수주 목표는 초과 달성한 건설사가 많았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지난해 달성한 실적보다도 올해 목표치를 낮게 설정했다는 것.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신규 수주는 13조2096억원을 기록하면서 목표 12조3000억원을 7.4% 초과 달성했다. 반면 올해 신규 수주액 목표는 약 12% 낮춘 11조5000억원으로 공개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32조4914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연간 계획을 111.7% 초과 달성했다. 반면 올해 목표치로는 지난해보다 약 3조5000억원 줄어든 28조9900억원을 제시했다.

DL이앤씨도 지난해 신규 수주로 14조8894억원을 기록하며 목표 14조4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다만 올해 목표는 11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액으로 6.39% 줄어든 18조원을 예상했다.

GS건설은 타사들과 달리 수주 목표가 늘어났다. 전년 대비 36.6% 감소한 10조1840억원의 신규 수주액을 기록한 GS건설은 올해 13조3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 역시 데일리임팩트에 “전반적으로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이전보다 사업성·수익성을 더 고려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의 종합실적지수는 전월 대비 8.5p 하락한 67.0을 기록했다. 이는 4개월 만에 다시 하락한 수치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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