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궐련 사업 힘입어 최대 연매출 달성
2.8조원대 주주환원 시작
전·현직 이사 대표소송 예고한 행주펀

KT&G 사옥 전경. 사진.KT&G
KT&G 사옥 전경. 사진.KT&G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KT&G가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주주환원책을 이행하면서 증권사들의 긍정적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행동주의펀드 FCP(플래시라이트캐피탈)가 전·현직 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예고하면서 향후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 7일 기업설명회에서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대비 0.4% 증가한 5조872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전년 1조2676억원 대비 7.9% 감소했다.

해외궐련 사업 부문이 역대급 매출 견인을 이끌었다. 해외궐련 사업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1조1394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다.

해외궐련을 포함한 NGP(Next Generation Products·전자담배)·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3대 핵심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3조3127억원에 달했다.

건기식 사업부문도 해외 매출 확대에 따라 연간 매출액도 증가했다. 연간 건기식 매출액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1조3938억원이다.

자사주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KT&G는 오는 16일부터 보유 중인 자사주 350만주(약 3150억원 규모)를 소각한다. 올해는 KT&G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조8000억원 규모 3개년(2024년~2026년)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하는 첫 해다.

하반기에는 추가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매입 즉시 전량 소각한다. 이사회는 2023년 결산배당금을 4000원으로 결의했다. 반기 배당금 1200원을 포함한 연간 총 배당금은 전년대비 200원 인상된 주당 5200원이다.

주요 증권사들도 주주환원책을 공개한 KT&G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는 KT&G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11만원을 유지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금리 인하 국면에서 고배당주의 매력도가 제고될 수 있는 점도 밸류에이션 상승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KT&G는 올해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당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확대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KT&G의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도 매수로 유지했다.

KT&G 전·현직 이사에 대표소송 예고한 행동주의펀드  

다만 역대급 실적과 별개로 KT&G는 행동주의펀드가 제기할 1조원 규모의 주주대표소송은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0일 KT&G 지분 1% 미만을 보유 중인 FCP는 KT&G 감사위원회에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배상금 청구 소송을 권하는 소제기 청구서를 보냈다.

FCP측 주장은 지난 2001년부터 백복인 사장을 포함한 KT&G 이사회의 전·현 이사 21명이 자사주 1000만여주를  재단·기금에 무상으로 증여해 경영권 방어와 지배력 유지에 활용하며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것. 

하지만 KT&G 감사위는 FCP의 소송 제기 청구를 거절했다. 지난 7일 KT&G 측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과 협력업체 근로자의 복지 증진 등 공익적 목적으로 자사주를 증여한 것”이라며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됐으며 경영진의 지배권 유지를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G에 따르면,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서 지난달 제1차 감사위원회를 열고 FCP의 소 제기 청구가 법률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해 외부 법률기관을 통해 검토한 결과, 자기주식 처분과 관련해 이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을 참고해 소 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KT&G가 소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FCP는 소 제기 청구일로부터 30일 뒤인 이달 10일부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이에 FCP와 전·현직 이사들과의 법적 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FCP는 주주대표소송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FCP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준비한 대로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연휴가 지나면 주주대표소송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니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소요 되는 주주대표소송...주가 영향은

이에 FCP가 전·현직 KT&G 이사들에게 제기 할 주주대표소송이 주가에 미칠 영향에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주대표소송이란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기업이 손해를 볼 경우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내는 소송이다. 주주들이 이기면 손해배상금은 회사로 귀속된다.

FCP가 대표소송을 통해 승소하게되면 1조원의 손해배상금이 KT&G가 주주환원이나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일 순 있으나, 문제는 입증책임이 주주인 FCP에게 있어 증거 확보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주주들에게 입증책임 있기에 전현직 이사 소송을 위한 증거자료를 회사 측에 요청해야 한다"며 "직접 소송 제기를 거부한 사측이 이사들의 책임을 입증할 자료를 FCP측에 순순히 공유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표소송을 건 자체만으로도 사측이 자사주를 산하 재단에 증여하는 행위를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다만 승소하더라도 사측이 1조원의 손해배상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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