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한국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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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업계 빅 4 모두 응찰하며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이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업계 실적 회복이 더딘 데다 매장 실적 규모가 400억원대로 크지 않아 사업권 획득 유무가 현재 면세점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있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 부쳐진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여객터미널 3층의 주류·담배 매장은 현재 신라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 운영권은 오는 4월16일 만료된다. 

이 매장은 규모 222평 가량(300㎡+433.4㎡)으로 작고 연매출은 419억원(코로나 사태 전) 가량이다. 현재까지도 크게 차이 없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포공항의 매장 강점으론 2~3가지가 꼽힌다. 이 주류·담배 매장 매출 규모는 재무 회계 기준으로 보면 더 작을 수도 있긴 하지만 업계 알짜 매장으로 통한다. 공항에서 주로 사가는 담배 등 운영권인 데다 주류·담배는 향수·화장품보다 마진율이 높고 수요가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대료도 기본 임대료(3억원 수준)가 있긴 하지만 매출 연동형이어서 부담도 적다. 최근엔 일본 여행 등으로 오가는 입출국 발길이 활발해진 것도 호재다.

더군다나 2030년까지는 신규 면세 특허가 없다보니 막차 타는 기분으로 업계가 이번 입찰에 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임대 기간은 2030년까지 7년 동안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상위법이 적용될 경우 최대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알짜 매장이나 큰 사업권 아냐"...실적 회복 더딘 면세점들, 입찰가 무리수 없을 것

김포공항 이번 주류·담배 매장의 입찰 수용 가능 최소 영업 요율은 30%다.

다만 인천공항 등 사업권에 비해 사활을 걸어야 할 정도로 큰 사업권은 아닌 데다 면세점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면세점들이 입찰가 베팅에 무리수를 두지는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성해야 하는 신라면세점이나 다른 면세점들 모두 이번 운영권 획득에 대한 부담은 적어보인다. 업계가 사업권을 따려고 부심을 부릴 것까지는 없는 실적 조건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신라면세점으로선 작은 매장이라도 기존 매출을 유지하려면 당장 아쉽고 수성해야겠지만 뺏긴다손치더라도 그 정도의 매출만 빠지는 것이다. 다른 사업자들로서도 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실망이 큰 상황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롯데면세점은 해외 점포에 힘을 싣고 있는데 창이공항점 매장 하나만 보더라도 매출이 약 5000억원대다. 이번 김포공항 매장의 약 12배 가량이다. 

무엇보다 인천공항 손(인력)이 부족할 정도로 입출국객이 몰리고 엔데믹이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면세점업계는 전반적으로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이 없다. 

외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때보다 전체 면세점 매출은 더 줄었다. 2022년 11월 1조4500억원대(외국인 1조3000억원대)이던 매출은 2023년 11월 1조1553억원(외국인 9212억원대) 가량이다. 

업계는 이런 원인으론 시장 정상화를 위해 중국 대리 구매상(따이공) 수수료를 줄인 탓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매출이 월 1조5000억원 가까이 찍었었지만 업계는 따이공 수수료를 주고나면 남는 게 없었다. 수수료 조정으로 따이공이 일으켰던 매출이 줄더라도 이들 수수료를 줄이는 게 업계는 수익성 등 면에서 장기적으론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런 중국 대리 구매상 수수료 정상화와 맞물려 지난해 때마침 풀렸던 중국 단체 관광객이 활성화하면서 정상적인 관광객 매출로 메워줄 수 있었더라면 가장 좋았겠지만 결과적으론 그렇지 못했다. 최근까지 중국은 내부 부동산 악재, 경기 급랭 등 상황이 안 좋고 한국 이외 지역을 여행 목적지로 찾는 중국 여행객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고환율도 있다. 1100원 가량 하던 환율이 1300원대가 되면서 면세 쇼핑 메리트가 떨어졌단 점이다. 

여러 이유로 엔데믹 전환기이지만 매출 반등이 쉽지 않은 면세점업계는 현재로선 공격적인 실적 재개 활동보단 다가올 국내 면세 쇼핑 호황에 앞서 재정비기에 들어간 상태다. 

23일 4사 대표들 프레젠테이션, 관세청 특허 심사도 남아...7월경 열 수도

이번 김포공항 주류·담배 구역 입찰 방식은 공개 경쟁 입찰이고 종합 평가 방식이다. 남은 일정은 내주 23일경 사업자 대표들의 프레젠테이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낙찰자 결정은 종합 평가 방식으로 운영 능력 60%, 입찰 영업요율 40%을 보게 된다. 제안서 평가 점수와 영업 요율 입찰 점수(최소 영업 요율 이상)를 합산, 종합 평점 고득점순으로 2개의 특허 사업자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엔 한국공항공사가 이들 업체를 관세청에 통보하면 관세청이 특허 심사를 통해 최종 낙찰자를 결정하게 된다. 

통상 면세점 매장 공사가 2~3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 사업자는 신라면세점 운영이 만료되는 4월부터 길게는 임시 매장 운영 등을 거쳐 7월을 넘겨 문을 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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