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티빙-KT 시즌 합병 결정...넷플릭스 대항마 도약

티빙, 네이버와 혈맹으로 인기 웹툰 IP 다수 확보

시즌, KT 미디어 밸류체인으로 오리지널 IP 발굴

KT가 회사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에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 혜택을 추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 KT
KT가 회사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에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 혜택을 추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 KT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CJ ENM과 KT스튜디오지니가 각사의 OTT인 ‘티빙’과 ‘시즌’을 합병하며 토종 OTT 1위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국내 1위 유료가입자 숫자 확보에 이어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해 양적·질적인 시너지를 예고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티빙과 시즌 서비스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이다. 새 합병 법인의 최대 주주는 CJ ENM이지만, KT스튜디오지니도 3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티빙과 시즌은 이번 합병에 따라 국내 최대 OTT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달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활성이용자 1위는 넷플릭스(1117만명)이 차지했다. 그 뒤를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연합해 설립한 웨이브(423만명)이 잇고 있다. 티빙과 시즌은 각각 401만명과 156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해 3위와 4위에 올라있다. 두 플랫폼의 이용자 숫자를 단순 합산하면 557만명으로 웨이브를 넘어서게 된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OTT는 단 하나의 서비스를 구독하기 보다는 여러 플랫폼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는 단순 합산치인 557만명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럼에도 규모나 이용자 측면에서 웨이브를 넘어설 초대형 플랫폼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티빙과 시즌이 살림을 합침에 따라 양사의 IP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에도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동명의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포스터. 사진. 티빙
동명의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포스터. 사진. 티빙

CJ 그룹은 지난 2020년 네이버와 6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한 혈맹을 맺은 바 있다. 이후 네이버웹툰에서 글로벌 누적 조회수 34억뷰를 돌파한 이동건 작가의 ‘유미의 세포들’은 티빙을 통해 영상화돼 지난해 9월 시즌 1이 방영된 바 있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의 적절한 결합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으며, 올해 시즌 2가 제작돼 방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티빙은 네이버의 인기 웹툰 △백수세끼(치즈 작가) △내과 박원장(장봉수 작가) △방과 후 전쟁활동(하일권 작가) 등의 작품의 IP를 확보해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KT그룹 역시 미디어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10편 이상 제작·공개하고, 내년부터는 연간 20편 이상으로 작품 라인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KT스튜디오지니의 자체 제작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 KT스튜디오지니
KT스튜디오지니의 자체 제작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 KT스튜디오지니

특히 최근 오리지널 작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넷플릭스 한국 탑 10 순위에 오르고, 시청률이 10%에 달하는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KT스튜디오지니의 자체 IP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T 스튜디오지니는 올해 첫 오리지널 콘텐츠 ‘구필수는 없다’에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성공적인 초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1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준비중이며, 일부 작품은 해외 선판매가 완료되는 등 초기 성과가 고무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KT그룹은 웹툰·웹소설 플랫폼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등을 거느리며 원천 IP 발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 플랫폼, 유통 등의 미디어 밸류체인을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 모두 자체 IP 확보를 위한 노력을 펼쳐왔으며, 합병을 발표한 현재도 각 사의 IP 관련 전략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합병과정과 그 이후에도 양사가 양질의 IP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다방면의 논의는 이어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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