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공식화…미디어·콘텐츠 협력 강화

제휴 상품 출시 등 전방위 시너지 도모

KT가 회사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에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 혜택을 추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 KT
KT가 회사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에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 혜택을 추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 KT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티빙과 시즌이 전략적 통합을 결정했다. 이로써 국내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탄생할 전망이다. 

14일 KT스튜디오지니와 티빙은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정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 기일은 12월 1일이다. 시즌의 모회사인 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시즌을 흡수하면서 티빙은 토종 1위 OTT로 올라서게 됐다.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6월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MAU)에 따르면 압도적 1위인 넷플릭스(1117만명)를 제외하면 웨이브(423만명), 티빙(402만명), 쿠팡플레이(373만명)가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다. 티빙이 시즌(157만명)을 품으면 559만명의 MAU를 확보하며 웨이브와 격차를 벌이게 된다. 2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은 만큼, 실제 MAU는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웨이르를 견제하고 넷플릭스를 추격할 발판을 확실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동반성장을 토대로 국내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연합전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K 콘텐츠 위상이 높아질수록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해외 OTT과 비교해 투자액을 파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결단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큰 틀에서 합병 방향성은 ‘전방위적 시너지’로 잡았다. 양 사의 콘텐츠 경쟁력과 OTT·통신 결합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일단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능력, OTT 기술력에 시즌의 사업 조직을 결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으로 스튜디오지니와 티빙 간 콘텐츠 협력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 티빙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올 초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협력 방안이 나올 수 있겠으나 이제 막 통합이 결정된 만큼 관련 논의들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티빙과 시즌의 합병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지난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디어·콘텐츠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CJ ENM이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양사가 투자, 콘텐츠 교류를 넘어 기획·제작을 포함한 콘텐츠분야 공동 사업을 위해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함에 따라 합병설이 불거졌다. 이후 KT가 티빙 혜택을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합병설에 힘이 실렸다. 

CJ ENM과 스튜디오지니의 이해득실을 따졌을 때 통합이 매력적인 선택지였던 까닭이다. CJ ENM으로선 해외 진출에 앞서 티빙의 수익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입자 수와 콘텐스 양을 대폭 늘려야 했다. 스튜디오지니 입장에서도 성장이 지지부진한 OTT에 힘을 분산시키기 보다 이미 성적을 내고 있고 콘텐츠 기획·제작에 매진하는 게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 

특히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티빙은 홍보·마케팅, 스튜디오지니는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 티빙은 KT의 통신서비스와 유료방송 서비스 이용자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플랫폼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콘텐츠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합병이 OTT 시장을 키우는 선순환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혈 경쟁이 잦아들면서 콘텐츠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OTT마다 정체성이 뚜렷해지면서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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