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기업 기준 26일에만 무려 183개의 주요 기업 주총 열린다

소액주주 권리 행사 제한 지적속, 자율준수 프로그램 실효성 논란 여전

18일 오전 9시 삼성전자 제 51기 정기 주주총회가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으로 참석자들의 체온 체크,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사진. 정혜원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정혜원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상장기업의 주주총회가 한꺼번에 봇물터지듯 열리는 ‘몰아치기 주총'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될 전망이다.

다만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주총이 몰리기 이전인 오는 17~19일 사이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오히려 눈길을 끈다.

10일 유가증권 상장기업 기준 가장 많은 기업이 주주총회를 여는 슈퍼 주총일은 바로 오는 26일이다. 셀트리온, DL, 넷마블 등을 포함해 183개 기업의 주주총회가 오는 26일 같은 날 무더기로 열릴 예정이다.

3월 넷째주가 이른바 ‘슈퍼 주총’이 열리는 주로 확인됐다. 해당 주에만 382개 코스피 상장기업이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26일에 가장 많은 기업이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데 이어 그 전날인 25일에도 HDC, 두산인프라코어, 세아홀딩스 등 96개 기업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24일에는 LG전자, 네이버, 한화솔루션, 한국조선해양 등 68개 기업의 주총이 예정돼있다.

이처럼 하루에 수많은 기업들이 주총을 동시다발적으로 열게 되면 소액 주주들이 주총 참여 권리를 제한받게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2017년 주총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주총 예상 집중일을 발표하고 해당 일자를 피해 주총을 개최하는 기업에 공시 우수법인 평가 가점, 불성실 공시법인 벌점 감경 등의 인센티브 등을 주는 방안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주총이 집중되는 날짜에 총회를 열 경우 금융당국은 상장사에게 사유를 공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도 ‘슈퍼 주총데이’가 그대로 재연되면서 이같은 조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상장사에 주총 일자를 강제하기도 어려운 데다 집중일에 주총을 개최하더라도 별다른 페널티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집중일을 피하더라도 ‘풍선 효과’처럼 다른 날짜에 다시 주총이 몰리게 되는 부작용도 생긴다고 주장하는 등 실효성이 의문시되기도 한다.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올해 주주총회 집중 예상일은 3월 26일·30일·31일이었다. 30일과 31일에 정기주총을 개최하는 기업은 각각 54개, 24개로 26일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지만 대신 29일에 63개 기업의 주총이, 25일에는 96개 기업의 주총이 열려 ‘쏠림 현상’은 그대로였다.

반면 기업 측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와 회계감사 강화 등 규제 사항이 변경되면서 주총 일정 잡기가 예년보다 어려워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감사 업무가 지연됐지만 상법 개정안에 따라 사업보고서 제출 일자는 주총 1주일 전으로 앞당겨져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소액 주주를 일컫는, 이른바 ‘동학 개미’의 주주권 행사를 위해 일찌감치 주주총회 일정을 오는 17일로 확정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총 215만408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중 개인 소액주주만 214만5317명으로 전체의 99.6%를 차지한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는 주주 편의를 위해 처음으로 주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중계 사전 신청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주주들은 별도로 마련된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신청하고 안건별 질문도 사전 등록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전자투표 참여 기간(7일 오전9시~16일 오후5시)과 같다. 온라인 중계를 사전에 신청한 주주들에 한해서는 주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질문도 할 수 있다.

다만, 현행법상 주총 당일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면서 주총 안건에 대해 온라인으로 투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주주들은 사전에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의결권 대리행사를 신청해야 한다.

전자투표시스템 접속 방법.
전자투표시스템 접속 방법.

주주들은 전자투표시스템(http://evote.ksd.or.kr)에서 주주 정보를 등록한 후, 오는 16일 오후5시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소집공고와 의안별 상세내역 등을 확인하고 의안별로 '투표행사' 버튼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예탁결제원은 올해부터 주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24시간 전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특별배당금 및 기말배당금이 포함된 제52기 재무제표 승인 건 △박병국, 김종훈 사외이사와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 사내이사의 재선임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김선욱 사외이사의 재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이 상정됐다.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같은 날 정기 주총을 열고 다음날인 18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카드, 삼성생명, 호텔신라, 에스원, 제일기획 정기 주총이 예정돼 있다.

 

◆ 참고 - 주요 그룹 유가증권 상장 주요 계열사 3월 내 정기 주주총회 일정

삼성 그룹

17일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18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카드, 삼성생명, 호텔신라, 에스원, 제일기획

19일 삼성증권,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중공업,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현대자동차그룹

19일 현대차증권

22일 기아

23일 현대제철

24일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25일 현대BNG스틸, 현대건설

29일 이노션

 

SK 그룹

24SK렌터카

25SK증권, SK텔레콤

26SK이노베이션

29SK()

30SK하이닉스, SK가스, SK네트웍스

 

LG 그룹

18LG이노텍

19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생활건강

23LG디스플레이

24LG상사 LG전자

25LG하우시스 LG화학

26LG

 

포스코

12일 포스코

15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강판

 

롯데 그룹

19일 롯데정보통신, 롯데정밀화학, 롯데하이마트

23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26일 롯데관광개발

30일 롯데리츠

 

GS그룹

25GS리테일

26GS건설

29GS글로벌

 

한화그룹

15일 한화생명

19일 한화손해보험

23일 한화시스템

24일 한화투자증권, 한화솔루션

29일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CJ그룹

26CJ제일제당

29CJ대한통운, CJ씨푸드

 

현대중공업그룹

22일 현대미포조선

23일 현대건설기계, 현대에너지솔루션

24일 한국조선해양

25일 현대중공업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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