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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에 대해 '공정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예비타당성 조사(예타)사업 기획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 4차 실무회의’를 개최해 철강협회 등 13개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날 산업부 단기간 내에 온실가스 저감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공정 효율 개선과 기술개발 고도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탄소배출을 근본적으로 저감하기 위해서는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다배출업종)의 획기적인 신(新)산업공정 개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전보다 훨씬 높은 목표인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마른 수건도 짜야 할 상황'"이라며 “현재 업종별 (탄소)저감 시나리오를 환경부 및 업계 협의 하에 6월까지 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산업부 장관. 사진. 구혜정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산업부 장관. 사진. 구혜정 기자

산업부는 이같은 탄소 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R&D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예타 사업 기획에 본격적으로 착수키로 했다.

산업부는 예타 사업을 원활하게 기획하기 위해 각 업종별 협의체 등을 통한 의견수렴 일정도 구체화했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업종으로 꼽히는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업계의 의견수렴은 지난달 차례로 이뤄졌으며, 비교적 선제적으로 탄소 저감에 나선 반도체 · 디스플레이 업계의 의견 수렴은 이날 실시됐다.

철강업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석유화학의 경우 전기가열나프타 분해공정 등의 기술이 탄소 저감을 위한 공정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멘트 업계와의 간담회에서는 공정에 사용되는 석회석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돼 석회석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 개발에 업계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간담회를 통해 업계의 공정혁신 기술 수요와 애로사항을 고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산업부는 과제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간담회를 통해 발굴한 과제 중 시급한 과제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시 우선 배정키로 했다.

장영진 산업부 산업혁신실장은 “올해 산업기술 R&D 예산은 약 5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8.7% 증액했고 내년에도 큰 폭의 산업기술 R&D 예산을 증액할 것”이라며 “2050 탄소중립 실현은 결국 혁신기술 개발만이 유일한 해결방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내년에 산업공정 탄소중립 R&D 신규사업 예산 증액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이어 “산업 공정이 탄소중립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기업에게 위기이면서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산업공정 R&D 투자 강화정책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를 산업 강국으로 이끄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부는 그간 탄소중립 기술개발이 신재생에너지, 수소,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진행돼 산업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산업공정에서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기술 지원을 산업 분야의 핵심 의제로 전환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생산 공장. 제공=LG전자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생산 공장. 제공=LG전자

한편 이날 서울 엘타워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도 출범했다. 위원회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2050 탄소중립 논의를 위해 꾸려진 민·관 협의체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업계 임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두 협회와 4개 기업은 2050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 공동선언을 하고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이목을 모았다.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혁신기술개발과 사회적 감축 기여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 제어기술, 친환경 공정가스 개발을 위해 노력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해 공동과제를 지속적으로 논의 △세계반도체협의회·세계디스플레이 생산국 협의체와 국제공조 강화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의 주요 실천과제를 담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탄소 다배출 업종(Carbon heavy industries)은 아니지만 그간 최신 감축설비 투자, 대체 공정가스 개발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선제적으로 감소해왔다.

김성진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탄소중립은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은 물론, 산업계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 배출 제어기술 향상 및 획기적 공정가스 전환에 힘써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팀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은 직접 배출보다는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이 70% 이상으로 조사됐다”며 “이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RE100), 전기차 전환(EV100), 에너지효율 혁신(EP100) 등 업계 주도의 3대 자발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강경성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특히 탄소중립을 경쟁국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초격차를 유지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민관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상우 표준과학연구원 소장은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공정가스 배출제어기술, 친환경 공정가스 대체 전환 기술, 온실효과 측정 검증·인증 기술, 저전력 반도체 공정 기술 등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간담회에서 업계는 탄소중립을 촉진하기 위해 △탄소중립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탄소중립 R&D 기술개발 지원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확대 등의 다양한 건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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