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른 4주간의 격리를 마치면서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졌다.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에 속도가 붙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바 있다.

재계에 따르면 16일 이재용 부회장이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라 4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지난 15일 일반 수용실로 이동했다. 이 부회장은 4주 동안 제한된 장소에서 변호인 접견만 가능했으며 코로나19 대응 지침으로 인해 변호인들도 유리 칸막이로 막힌 공간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관련, 미디어SR에 “실무 차원에서는 영향이 별로 없다"면서 "하지만 회사의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대규모 투자 등과 관련한 사안은 직접적으로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구속 사흘만인 지난달 2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면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격리가 해제되면서 17일부터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져 투자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의사결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 이인용 대외협력사장을 비롯해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대표이사 부회장 등 경영진과의 면회를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창구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가장 큰 현안은 반도체 투자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3라인 착공과 미국 오스틴 등에 대규모 투자 결정이 임박한 상태로, 투자금액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평택 3라인은 지난해 6월 공사를 시작해 현재 본격적인 골조 공사를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착공(골조 공사)에 들어가면 설비 라인도 확정해야 한다.

인텔은 현재 삼성전자에 일부 반도체에 대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발주를 검토 중이고 대만의 TSMC가 올해 미국, 일본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해 삼성도 더 늦기 전에 미국에 추가 투자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을 포함해 애리조나, 뉴욕 등에서 투자를 위한 인센티브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정부 재무국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에 딸린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장 건설을 위해 총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며 인근 지역에 약 89억달러(약 10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상속세 납부 기한은 오는 4월까지로 그 사이에 이 부회장은 주식과 부동산·미술품 등 상속 재산 평가와 유족간 재산과 주식 배분, 12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상속세 조달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조만간 홍라희 여사 등 가족 면회가 시작되면서 고(故) 이건희 회장 재산에 대한 상속 문제도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내달 17일 올해 첫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는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생중계 된다.

다만 의결권 행사는 온라인으로 동시에 행사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3인 대표의 사내이사 유임 건 등을 처리하고 비상 경영체제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언급했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은 이 부회장 석방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3년 이내에 대규모 M&A를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만큼 추후 이 부회장이 직접 M&A 집행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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