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국민연금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순탄하게 마무리됐다.

삼성전자는 17일 오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4개의 안건은 모두 순탄하게 통과됐다. 승인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3인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면서 이번 주주총회에서 10%가량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국민연금의 반대로 안건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ISS의 판단과 달리 이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밝히면서 삼성전자 주총은 상정 안건 모두 순탄하게 통과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안에 대해서는 ‘과다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해당 안건도 무난하게 통과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사내이사는 98% 수준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임이 확정됐고, 박병국·김종훈·김선욱 등 사외이사는 8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미디어SR에 “주주총회의 투표율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총장 참석 인원은 약 400명이었으나 올해는 900여명에 이르렀다.

삼성전자 측이 코로나19의 확산 우려로 전자투표제를 실시하고, 주주 편의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주총을 생중계했음에도 참석 주주는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삼성전자 주식 소유자도 급격히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295만8682명으로 2019년 말(61만274명)보다 약 235만명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 현장에선 부모님과 함께 손을 잡고 온 어린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으며, 지팡이를 짚은 백발의 노인도 참석하는 등 각계각층의 주주들이 차례로 발열을 확인하고 신분 확인 후 행사장에 입장했다.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글로벌 5위…3년간 배당규모 연간 9조8000억원”

김기남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37조원, 영업이익 36조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2020년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사 평가 기준 623억불(약 71조원)로 글로벌 5위를 달성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회사의 노력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 3년동안 정기 배당으로 총 28조9000억원을 지급하고 잔여 재원 10조7000억원을 특별배당 성격으로 2020년 정기 배당에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동안 정기 배당 규모는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고, 매년 잉여현금흐름의 50% 범위 내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를 조기에 환원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아울러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ESG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회사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유해물질 저감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삼성 드림클래스,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또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회사에 경영안정 자금과 물류비용 등을 제공했으며, 마스크·진단키트·백신용 주사기 제조업체 지원과 코로나 치유를 위해 회사의 연수원을 제공하는 등 상생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면서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준법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회장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5G, AI, IoT, 클라우드(Cloud), 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의 정착을 통해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활발해진 주주 소통…이재용 부회장 거취부터 채용 규모·임원 성비 질문까지

이날 삼성전자 측은 의안 상정에 앞서 DS(반도체)부문장 김기남 부회장, CE(소비자가전)부문장 김현석 사장, IM(모바일)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차례로로 나와 사업부문별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한 뒤 주주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 중계도 동시에 이뤄진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예년보다 주주들의 적극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과 온라인 중계를 시청 중인 주주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거취부터 채용 규모와 임원 성비 등 다양한 질문을 이어갔다.

주주 중 1명은 여성 경영진의 비율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기남 부회장은 “현재 (자사) 여성 임원은 61명으로 전체 임원의 5.6% 수준”이라며 “다른 기업 평균보다는 많지만, 앞으로도 여성 인재들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 주주는 CE 부문의 약점을 묻기도 했다. 그러자 김현석 CE부문 사장은 “TV가 15년째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1위를 하다보니 저를 비롯한 직원들이 자만감에 빠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등 여유와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김 사장은 “1위라는 자긍심으로 더 좋은 신규 제품을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CE부문장 김현석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CE부문장 김현석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갤럭시 S21 기본 구성품에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제외한 것을 두고 “경쟁사인 애플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삼성전자 IM부문 고동진 사장은 “불필요한 구성품을 덜어내 원가경쟁력 높이고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지 경쟁사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편 이날 주총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점쳐졌던 향후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해서 삼성전자 측은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불완전한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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