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사업부(MC), 매해 평균 누적 적자만 9000억원

CES2021에서 공개한 '롤러블폰' 출시 여부도 주목

LG전자 온라인 설명회에 등장한 'LG 롤러블'. 사진=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 갈무리. 정혜원 기자 편집
LG전자 온라인 설명회에 등장한 'LG 롤러블'. 사진=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 영상 갈무리. 정혜원 기자 편집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LG전자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사업부(MC사업본부, Mobile Communication)에 대해 매각까지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20일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증권 토론방 등에서는 LG전자가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 내 및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밝힌 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MC사업부의 축소와 유지 등의 가능성도 포함하지만 사업부의 매각과 동시에 사업 철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CES2021에서 잠시 공개돼 출시 기대감을 모으던 ‘롤러블폰’은 현재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향후 MC사업부의 운명에 따라 출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통한 자원 운영의 효율화,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들을 해왔다.

하지만 MC사업부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약 5년간의 누적 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MC사업부의 적자를 개선하면 LG전자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는 배경이다.

이날 회사의 입장이 발표된 직후부터 LG전자의 주가는 치솟기 시작해 전일 대비 12.84% 오른 16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LG전자는 오는 7월 세계3대 자동차부품 업체 중 하나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을 출범한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오는 7월 세계3대 자동차부품 업체 중 하나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을 출범한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MC사업본부 내 일부 핵심부서를 없애고 ODM(제조자개발생산) 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원가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외주생산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9년 30% 정도 비중이었던 LG전자의 ODM 비중은 올해 70%까지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LG전자는 누적 적자가 불어나자 2019년 국내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한 바 있다.

또한 ODM 생산 비율을 계속 높이고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해 몸집을 줄여왔다.

일각에서는 MC사업본부를 폐지하고 다른 사업본부 내 미니부서로 운영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면 MC사업부를 VS사업본부 산하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의 점유율로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삼성전자에 밀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물량 공세에 밀려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회사는 ODM 비중을 높이고 공장 이전 등의 원가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MC사업본부는 적자 수준이 2019년 1조원에서 2020년 8000억원대로 줄이고 있으나 스마트폰 판매량이 매년 줄어들면서 매각 가능성도 고려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