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발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

SK. 구혜정 기자
SK.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빛을 발하고 있다. SK지주사가 새해 첫 투자처로 선택한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의 성장세에 SK와 SK E&S가 투자한 지분 가치는 1주일 사이 무려 2조원 넘게 껑충 뛰었다.

SK그룹은 미국·유럽은 물론 아시아까지 수소 경제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해 수소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7일 SK㈜와 SK E&S는 총 1조6000억원을 투자, 9.9%의 지분을 확보해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의 투자 발표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플러그파워의 주가는 13일(현지시간) 기준 69.5달러로 마감해 SK의 주당 취득가액 29달러 대비 240% 가까이 상승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SK와 플러그파워는 높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이며, 양사간 협력을 통해 아시아 수소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시장과 업계에서도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수소경제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SK E&S는 SK(주)의 자회사로 그룹 수소사업의 핵심기업이다. SK는 E&S가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 기반시설과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SK가 지분을 보유한 베트남 최대 민간그룹인 빈그룹과도 협력해 수소 상용차 및 수소 발전 분야를 선점해 아시아에서 수소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K E&S는 LNG 터미널 및 자체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회사다. 중국 3대 국영 전력 회사인 화디엔 및 중국 최대 민간 LNG 사업자인 ENN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내 해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2개의 LNG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E&S는 지난 10여년간 LNG의 생산-유통-소비 등 밸류체인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경험을 바탕으로 LNG와 사업 구조가 유사한 수소 사업에서도 밸류체인 통합을 이뤄내 수소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을 가다듬고 있다.

한편 플러그파워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로부터 지분투자 및 JV(합작회사) 협력을 요청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 SK를 선택한 것은 플러그파워가 SK의 에너지 사업 역량 및 아시아 시장에서의 폭넓은 네트워크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SK의 경영 참여까지 수용하기도 했다.

SK㈜는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 3만톤의 부생수소를 공급하고 2025년부터 연 28만톤 규모의 친환경 블루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주)는 수소 밸류체인 내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플러그파워와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주)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상대적으로 작년 초부터 그룹 차원에서 수소 산업과 관련한 사업의 장래성 평가를 해왔다”면서 “비교적 빠르게 진행된 편인데도 최근 친환경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전 지구적으로 정책 방향이 친환경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대두돼 이번 수소사업 투자가 크게 주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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