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작년 9월부터 대한상의 차기 회장으로 거론

18만 상공인 대표하는 '사회적 기업론' 주창자 적합

최태원 SK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최태원 SK 회장. 사진=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으로 공식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SK 측과 대한상의 양측 모두 정확한 답변은 피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다음달 초 서울상공회의소가 회장단 회의를 열어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를 추대할 예정이다. 현 박용만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다만 대한상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회장단 회의 후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SK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한상의는 그간 관례처럼 서울상의 회장단 중 1명을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하고,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해왔다.

현재 서울상의 회장단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23명의 부회장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상의 부회장으로는 대성산업 김영대 회장, 현대해상화재보험 정몽윤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LG 권영수 부회장, SK㈜ 장동현 사장 등이 있다.

관례에 따라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게 되지만 최태원 회장은 아직 회장단에 소속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추대될 경우, 내달 총회에서 현재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포함돼 있는 SK㈜측 장동현 사장이 나오고 , 그 자리에 최태원 SK회장이 교체멤버로 들어가는 수순이 필요하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최태원 회장은 꾸준히 대한상의 후보로 거론돼왔다. 재계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이 재계 원로 등과 논의한 결과 복수의 후보군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낙점하고 직접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을 고사해왔으나, 고심 끝에 마침내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는 그룹 내 관계자의 발언도 보도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제공

최근 대한상의는 박용만 회장의 ‘소신 발언’과 함께 정부와 직접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맡으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대한상의는 전체 회원사가 약 18만개에 달해 박근혜 정권과의 정경유착으로 불명예를 떠안게 된 전경련과도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국의 상공인이 협력해 사회에 기여하자는 설립 목적을 고려해 중소기업은 물론 지방기업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단체로 주목받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주창해 온 ‘사회적 기업론’도 대한상의의 역할과 잘 맞아 떨어진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사회 전체에 행복을 더할 기업의 모습이 무엇일지 앞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재계는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경우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 상의의 역할 강화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회원사가 중소·중견기업이라는 점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창구 역할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재계에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공정경제 3법 등에 대해 최 회장이 재계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중시해온 ‘사회적 가치’와 충돌하는 부분을 어떻게 조율해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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