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공. SK그룹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그룹이 2021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은 3일 오전 그룹 내 CEO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했던 ‘파이낸셜 스토리’는 내년부터 각 계열사가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SK그룹 측은 이날 인사에 대해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을 수 있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SK CEO 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한 바 있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기대주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이번 인사로 박정호 신임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한다. 최근 SK텔레콤은 빅테크 기업으로의 진화에 나선 가운데,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만들어낼 시너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융복합화가 심화되는 ICT산업에서 반도체와 통신을 아우르는 SK그룹 내 ICT 리더십을 발휘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제공: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제공: SK텔레콤

한편 유정준 SK E&S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끈다. SK E&S는 이와 함께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SK E&S는 유 부회장과 추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가 됐다.

1974년생인 추형욱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임원에 선임된 지 만 3년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는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SK그룹은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혁신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염 사장은 앞으로도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SK는 이번 인사를 통해 총 1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으며 부회장 및 사장 승진 4명을 포함, 총 107명의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SK측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등 경영환경을 고려해 예년 대비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여성 인재의 발탁 기조도 유지됐다. 여성 임원이 예년과 같이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임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증가한다. SK그룹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SK는 관계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으며,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화두가 된 환경 관련 의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 외에도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한다. 이 같은 개편을 통해 SK는 ESG 이슈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으며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신임 부회장이 맡는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때보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면서,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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