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국거래소.
사진. 한국거래소.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스피 3000포인트 시대가 개막했다. 국내 증시 개장 65년 만의 기록이다. ‘지나친 거품’이라는 우려도 공존하는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시가총액(시총) 상위 100대 종목의 주식 가치는 최근 5년 새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기준 시총 100위의 기업가치는 약 1745조원이고 1년 새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증가한 기업도 21개, 시총 100위 안으로 진입한 곳도 19곳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016년~2021년 연초 시가총액 100대 주식종목 현황 분석’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시가총액 순위 등은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했으며 2500개가 넘는 전체 주식종목을 대상으로, 매해 주식거래 첫날을 기준으로 시가총액 순위를 산정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100대 상위 종목 시가총액은 약 983조원이다. 이후 2017년 1075조원→2018년 1375조원→2019년 1094조원→2020년 1219조원의 흐름을 보였다. 2019년 상승세가 주춤했다가 지난해 상승세로 돌아섰고 올해는 1745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상위 100대 종목 시총은 작년 대비 43.1%, 5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77.6%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시총 100대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린 종목은 19개다. 이 중 SK바이오팜(29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51위), 카카오게임즈(88위)는 상장 전부터 크게 화제가 됐고, 지난해 상장한 ‘코스피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100위권 입성에 성공했다.

올해 시총 100위는 지난해 대비 변동폭이 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5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는 순위가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총 순위가 1년 새 100위 이상 오른 종목도 9개로 나타났다, 신풍제약이 대표적이다. 신풍제약은 작년 초만 해도 시총 417위에 머물렀었지만 올해는 46위로 371계단이나 올랐다.

두산퓨얼셀도 345위에서 83위로 262계단 올라섰고, SK케미칼 168계단↑(작년 초 234위→올 초 66위), 씨젠 159계단↑(223위→64위), 대웅 142계단↑(242위→100위), 알테오젠 135계단↑(198위→63위), 두산중공업 115계단↑(172위→57위), HMM 114계단↑(168위→54위), 에코프로비엠 104계단↑(183위→79위) 등의 종목이 100위권 내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KCC는 작년 초 92위에서 올해는 163위로 순위가 71개 떨어지면서 시총 100위 클럽에서도 방출됐다. 이외 BNK금융지주(94위→160위), 현대해상(100위→147위), BGF리테일(84위→131위), 제일기획(89위→129위), 신세계(85위→127위) 등도 올해 시총 TOP 100 명단에서 탈락했다.

시총 열 손가락에 드는 TOP 10에서도 순위 변동이 컸다.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삼성바이오로직스(5위) 3곳은 작년과 올 초에 시총 순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중 삼성전자의 시총 존재감은 남달랐다. 2011년 초만 하더라도 140조원 정도하던 것이 올해는 500조원 수준으로 10년 사이 350조원 이상 증가해 ‘퀀텀점프’를 이뤄낸 것으로 조사됐다. 시총 330조원을 기록했던 작년과 비교해도 1년 새 50% 넘게 증가하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견인했다.

이밖에 LG화학은 작년 9위에서 올해 3위로 시총이 1년 새 40조원 넘게 증가했으며, 삼성SDI도 지난해 19위에서 올해 8위로 껑충 뛰어올라 10위권 내로 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TOP 10에 포함됐던 현대모비스(7위)와 포스코(10위)는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시총 상위 100곳 중 작년과 비교해 시가총액이 2배 이상 증가한 종목도 21개로 파악됐다. 특히 신풍제약은 작년 초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3879억원 수준이었는데 1년 새 6조763억원으로 무려 1566.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 두산퓨얼셀(655.1%), 씨젠(493.9%), SK케미칼(493.7%), 알테오젠(399.4%), HMM(355.5%), 두산중공업(349.6%), 대웅(307.7%) 순으로 시총 증가율 상위권을 꿰찼다. 특히 신풍제약을 포함해 두산퓨얼셀, 씨젠, SK케미칼, 알테오젠, 대웅은 작년 초만 해도 시가총액이 1조원 미만이었는데 올해는 3~6조원 규모로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미디어SR에 “코로나19로 인해 실물 경제가 악화됐으나 주식 시장은 활황인 현재 상황은 시장 참여자가 기업의 잠재적인 미래 가치를 높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여러 논란이 있으나 코스피 3000 시대가 도래한 것은 결국 국내 주식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임은 부정할 수 없는 만큼 향후 이것이 ‘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실물 경제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오 소장은 이어 “지난해 코로나19가 국내외 실물 경제를 할퀴었지만 역설적으로 주식 시장에서는 바이오·배터리(Bio·Battery), 언택트(Untact), 식품(Grocery) 업종을 중심으로 한 버그(BUG) 종목들이 주식 시장을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면서 “2021년 올해에는 미래차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자동차·화학(Car·Chemical), 전자(Electronics) 업종 등과 연관된 아이스(ICE) 주식 종목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 초 조사된 시총 100대 종목 중 'ICE' 업종에 속하는 주식 종목은 4분의 1 정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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