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CXO연구소
자료. 한국CXO연구소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띠 해에 국내 재계 이슈는 '행복'이라는 의미가 담긴 ‘H·A·P·P·I·N·E·S·S’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분석 전문관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국내 재계에서 2021년 한 해 주시할 이슈를 ‘HAPPINESS’ 키워드로 요약해 5일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HAPPINESS’는 △HEART Recovery(코로나 시대 경기 회복의 바로미터인 심장산업 회복 속도) △American President(새로운 美대통령의 무역·경제정책 기조) △Post Corona(코로나 이후 변화될 산업재편 준비) △Paradigm Shift(기업문화 패러다임의 전환) △Inequality Gap(소득 불균형 문제의 대응책 고심) △No Rules(규칙 없는 시대를 위한 창의적 해법 모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조) △Successor Test(젊은 오너 3~4세 경영능력 시험 무대) △Surprise issue(서프라이즈급 이슈 주목) 등 각각의 영어 단어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키워드를 의미한다.

◆HEART Recovery - 코로나 시대 경기 회복은 심장산업에 달렸다

올해 재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경기 회복 시점이다. 이는 심장(HEART) 산업의 경기 흐름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심장(HEART)’ 산업은 호텔(Hotel),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항공(Air), 음식점 및 여가(Restaurant & Recreation), 여행(Travel) 등 주요 대면(對面) 업종을 의미한다.

심장(HEART) 산업의 경기 회복이 곧 코로나 공포로부터의 경제 회복과 같다. 반대로 심장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반적인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다.

때문에 올해는 코로나 시대 경기 회복의 바로미터나 다름없는 심장(HEART) 산업의 박동지수를 주시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일부 기업 매출이 전년 대비 90%까지 추락한 여행 업종의 생태계 복원이 중요한 상황이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등이 적기에 보급될 경우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국내 심장산업도 조금씩 활기를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merican President - 새로운 美대통령이 몰고 올 무역·경제정책

오는 20일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다. 미국과 교역량이 많은 우리나라로서는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무역 및 경제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관세 문제와 중국의 상황을 동시에 예의주시해야 할 우리나라로서는 올해 미국의 새로운 무역·경제 정책 변화가 가져올 손익계산서에 대해 발 빠른 대응책 마련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Post Corona - 코로나 이후 본격적인 산업재편 예고

2020년 한 해는 전혀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우왕좌왕해야 했던 혼돈의 시기였다면, 2021년은 백신 및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로부터의 출구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게 된 시기로 볼 수 있다. 이는 곧 산업재편을 위한 준비의 시기로 고려될 수 있다.

전세계가 맞닥뜨린 팬데믹 상황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심도 깊은 고민이 국내 산업계에서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비즈니스와 비대면 산업이 예상보다 가속화하면서 대부분의 업종에서 IT산업과의 융합으로 산업 재편 또한 가속화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함께 AI와 바이오, 데이터, 미래차, 로봇 등의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우위를 위한 더욱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Paradigm shift - 기업문화의 패러다임 전환

과거 IMF 외환위기는 은행과 대기업도 망할 수 있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를 깨트렸다. 심지어 대기업 직원들도 회사가 더이상 정년 보장을 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코로나도 외환위기 이상으로 기업문화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무인화(無人化)와 자동화 시스템의 확산이다. 기업에서는 사람이 직접 대응해야 하는 부분을 무인화와 자동화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 이는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우려를 낳는다.

동시에 올해는 대기업들이 직원들을 하나의 고정된 장소에서 근무하게 해왔던 형태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 돌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을 여러 곳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식과 세미나, 워크숍문화를 비롯해 전직원이 참여하는 기업 활동에도 코로나 이후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소통이 부족해질 수 있는 부분을 메워나가기 위해 새롭고 독특한 기업문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nequality Gap - 소득 양극화 대응책 

코로나가 몰고 온 가장 큰 폐단 중 하나는 소득 불균형 격차의 심화다.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코로나는 IT와 바이오, 게임 등의 산업에서는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기회로 작용했지만 대면 업종에 종사하는 다수의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은 소득이 급감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소득별 계층은 소득 중위 그룹이 점차 쪼그라드는 모래시계형 구조로 바뀌어 가는 모양새다.

소득 중위층 그룹 비율이 줄고 하위층이 더 많아지게 되면 향후 국내 소비 여력이 줄어들게 되고 경기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곧 경제 회복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로써 올해는 정부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 내 소득 격차의 불균형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해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No Rules - 규칙없는 시대를 위한 창의적 해법 모색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만 해도 전세계 경제가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이 때문에 기존에 적용해오던 시나리오 및 매뉴얼에 따른 대응책 마련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할만한 것은 코로나가 모두에게 패배를 안기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코로나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틀과 규칙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맞는 창의적인(Creative) 해법을 모색해왔다는 점이다. 코로나는 기존에 준비해왔던 시나리오나 매뉴얼이 아닌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 모색이 절실하다는 것을 산업계에 던져준 셈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미디어SR에 “속옷 브랜드 ‘트라이’로 유명했던 쌍방울은 의류를 만들던 기술력을 마스크 제조에 활용하면서 위기를 창의적으로 돌파해 나갔다”고 예를 들면서 “기존 위기 예측 시나리오와 대응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게 되면서 기업들이 창의적인 방식, 유연한 사고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기업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창의적 해법으로 위기를 돌파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교육과 대응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ESG - 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비재무적 요소 강조

올해 재계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에는 ‘ESG’도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ESG는 친환경(Environmental), 사회적 책임 경영(Social), 지배구조 개선(Governance)을 뜻한다. 기업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 시 비재무적인 요소인 ESG가 중요하게 부각됨에 따라 그 관심도가 점차 최고조에 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기업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코로나19의 근본적인 원인이 기후변화로 촉발됐다는 인식과 위기 의식이 전세계적으로 공유된 영향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자도 파리기후협정 복귀를 약속하면서 올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깊이 있게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 문제에 취약한 국내 기업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Successor test - 젊은 후계자의 경영 시험 무대

지난해는 1970~80년에 태어난 젊은 오너가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 주요한 임원 인사 특징으로 꼽혔다. 2021년 한 해는 젊은 오너가 경영자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능력을 시험받는 중요한 시기여서 이들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작년에 회장 타이틀을 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전기차 시장을 어떻게 주도해나가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80년대생으로 지난해 9월에 승진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도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세간의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형제의 난’으로 불린 한국타이어가(家)의 조현범 사장이 올해 확실한 승계 구도에 안착할지 혹은 다른 변수를 맞닥뜨리게 될 지도 올해 재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Surprise Issue - 재계 서프라이즈 이슈

올해 재계는 굵직굵직한 서프라이즈급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먼저 ‘코스피 주가 3000 돌파’라는 깜짝 이슈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또 1월18일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 결과도 나올 예정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은 투자 속도 등이 달라질 수 있는 갈림길에 놓였다.

이와 함께 이건희 회장의 상속 재산이 어떻게 처리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이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이 누구에게 얼마나 상속될지에도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경련 회장을 이끌어 갈 차기 수장이 누가 될 지도 재계에서는 대어급 이슈 중 하나다. 몇몇 그룹 회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누가 경제계를 대변하는 수장 자리를 맡을지가 조만간 결정된다.

오는 4월7일 치르게 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 선거 결과도 재계에서 촉각을 곤두세울만한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다. 이번 보궐 선거는 내년 3월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초전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 재계에서도 그 결과를 놓고 치밀한 분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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