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앤컴퍼니 사명 변경 거듭

한국앤컴퍼니에도 재변경 가능성...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 소송 이어갈 듯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전경.
한국앤컴퍼니(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타이어) 본사 전경.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옛 한국타이어의 지주사가 사명을 한국앤컴퍼니로 변경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바꾼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법원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다시금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조현범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은 29일부터 사명을 한국앤컴퍼니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29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바꾸기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85.36%가 참석했고, 안건은 최종 통과됐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주총에서 지주사의 사명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지금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바꿨지만,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사명을 ‘한국앤컴퍼니’로 재차 변경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78년 만에 그룹 명칭에서 ‘타이어’를 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이번에 사명을 변경한 것은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테크놀로지(신용구, 이병길 대표)와의 상호 분쟁으로 인해서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사명을 쓰지 못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명이 유사해 투자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상표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판사 우라옥)는 한국테크놀로지가 낸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을 통해 "두 회사의 사업 분야가 겹치고 서로에 대한 정보가 뒤섞여 혼란이 야기됐다"며 "상호 사용에 부정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국앤컴퍼니는 해당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마저도 지난 10월 기각됐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상호가 유사해 오인과 혼동 가능성이 있는 점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요건이 소명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오히려 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가 제기한 간접강제신청을 받아들였다. 한국앤컴퍼니 측이 ‘한국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포함한 사명을 사용하면 위반일 1일당 배상금을 물어주게 한 것이다.

한국테크놀로지측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구체적인 배상금과 집계된 배상금액 규모는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아직 배상금을 받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국앤컴퍼니 측은 사명 변경 후에도 소송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부정한 목적으로 상호를 사용하지 않았고, 한국테크놀로지가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 이전부터 한국앤컴퍼니는 'Hankook Technology Group' 상호를 사용하기로 했었다는 등의 이유로 상급심 판단을 받겠다며 항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테크놀로지 측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소를 제기한 쪽이 한국테크놀로지이기 때문에 (당사가)소를 취하할 경우 본안 소송으로 가지 않고 재판이 종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앤컴퍼니 측이 재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할 경우 새로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양사는 다른 재판도 진행 중이다. 한국테크놀로지 측은 한국앤컴퍼니 측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을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으로 형사고소 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좌), 조현범 사장. 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부회장(좌), 조현범 사장. 사진. 한국앤컴퍼니

한편, 한국테크놀로지는 1997년 설립된 기업으로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상호 ‘한국테크놀로지’를 8년째 사용 중이며 자동차 전장 사업을 비롯해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IT웨어러 유통 및 샤오미 국내 공식 총판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전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타이어 전신)는 한국테크놀로지의 반발에도 3세 경영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2019년 5월부터 사명을 시작했다. 계열사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구 한국타이어), 한국아트르라스비엑스(구 아트라스비엑스) 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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