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 사옥. 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 수원 사옥. 제공. 삼성전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국내 500대 기업들이 5년간 인수합병(M&A)에 59조원 이상을 들여, 각 기업의 사업 재편 및 확장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은 507개의 기업을 M&A로 흡수했으며, 특히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 사이에 투입한 금액만 하더라도 11조4499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를 통틀어 M&A에 투입된 규모와 맞먹는다(11조7784억원).

5년간 M&A 금액은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가 총 10조115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M&A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카카오로, 5년간 47건의 M&A를 진행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M&A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M&A를 통한 사업 재편 등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5년 새 국내 500대 기업의 M&A 현황을 조사한 결과, 152개 기업이 507곳과 M&A를 진행했고, 이들 기업이 M&A에 투입한 금액은 총 59조2599억 원으로 집계됐다.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으로 조사 대상을 한정했다.

M&A 금액으로는 삼성전자가 10조1154억원으로 단연 1위였다. 삼성전자는 신성장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결정한 바 있다. 하만 인수를 위해 자금을 투입한 규모는 주당 112달러로, 총 80억달러(약 9조2727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KB금융이 3조5371억원, 롯데케미칼이 2조9291억원, CJ제일제당이 2조8924억원, 넷마블이 2조8894억원 순으로 M&A 금액 기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카카오(2조5896억원), 신한지주(2조4923억원), 미래에셋대우(2조3205억원), 한국조선해양(2조968억원,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SK(주) 1조9962억원, 한온시스템(1조4103억원), 한국콜마(1조3391억원), SKC(1조2937억원), CJ대한통운(1조1144억원) 등도 M&A에 1조원 이상 투입했다.

M&A 건수는 카카오가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는 △2016년 5곳 △2017년 4곳 △2018년 16곳 △2019년 15곳 △2020년 7곳 등 매년 공격적인 M&A를 펼쳤다. 주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 서비스업종 기업들을 인수했다.

네이버(30건)와 NHN(20건), CJ대한통운(17건), 삼성전자‧CJ제일제당‧LG생활건강(각 14건), 넷마블‧제일기획‧AJ네트웍스(각 12건) 등도 10개가 넘는 기업과 M&A를 진행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미디어SR에 “카카오나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업 특성 상 빠른 M&A가 필요한 기업”이라면서 “기존 플랫폼에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면 그대로 사업 확장이 가능한 곳이 바로 플랫폼 기업인 만큼 M&A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CEO스코어
자료 출처, CEO스코어 (단위 : 건, 백만원)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 대상 조사
*인수(취득)금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건수에만 포함
*2020년은 상반기 기준(취득결정 공시를 제출한 경우 포함)

한편 올해의 ‘빅딜’은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로 꼽힌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보험을 인수하는 데 2조2995억원을 투입했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2조862억원), 넷마블(코웨이, 1조7401억원), SKC(SK넥실리스, 1조1900억원) 등 1조원 이상 대규모 거래는 올해 총 4건에 달했다.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재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연도별 M&A 규모는 △2016년 13조5158억원(85건) △2017년 15조5458억원(125건) △2018년 6조9699억 원(126건) △2019년 11조7784억원(119건) △2020년 1~8월 11조4499억원(52건) 등이었다.

특히 올해의 경우 8월 누적 M&A 금액은 작년의 연간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M&A를 진행하기 위해 매물로 나온 기업도 많은 상황이다. 유료방송사 3위 딜라이브, 4위 CMB이 모두 M&A 대상으로 시장에 나왔으며 CJ푸드빌의 제과·제빵사업 브랜드인 뚜레쥬르,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등도 현재 M&A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 이처럼 M&A 시장이 활발해진 것은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전에는 기존 주력 사업이나 업종에서 R&D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업종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M&A를 통해 빠르게 사업 재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거나 기존 사업 간 시너지 효과 등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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