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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국내 대기업 다수가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도체산업에서 초격차 확보에 기업의 운명을 내건 삼성전자는 신규 고용과 투자를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크게 늘렸다.

올 들어 3분기까지(1~9월) 국내 대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9조7182억원, 53조494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4.5%, 3.9% 감소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49조6795억원에서 45조1396억원으로 9.1%(4조5399억원) 감소한 가운데 대기업 전체 투자 규모는 63조2153억원으로, 작년(57조3174억원)보다 10.3%(5조8978억원) 증가했다.

한편 올 3분기까지 대기업의 고용 인원은 108만1187명으로 1년 전보다 0.8% 감소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이 1만2107명(1.2%) 줄어든 반면 '기간의 정함이 있는' 비정규직은 3270명(4.7%)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용의 질이 악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18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66개 사의 3분기 누적(1~9월) 개별기준 실적 및 투자(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액)를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대기업의 전체 투자 금액은 올 들어 3분기까지 번 돈(영업이익)보다 9조6312억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같은 투자 확대를 견인한 것은 삼성전자의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약 7조8967억원(60.9%) 증액해 총 20조8612억원을 투자비로 집행했다.

삼성그룹 전체로 보면 3분기 누적 투자금액은 22조3310억원인데, 작년 투자 규모(14조6450억원)보다 52.5%(7조6860억원) 확대했다. SK그룹은 10조1548억원으로 투자 규모 2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12조523억 원)에 비하면 15.7%(1조8975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과 SK에 이어 LG(6조7461억원), 현대자동차(5조9111억원), KT(2조7001억원), 포스코(2조4897억원), GS(1조8342억 원), 롯데(1조4317억 원), 한화(1조1968억 원) 순이다.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투자를 늘린 그룹은 삼성이 유일했다. 다음으로 현대자동차(9269억원), 포스코(8001억원), GS(3841억원), 롯데(2216억원), 현대백화점(1979억원), 영풍(1687억원), 네이버(1498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개별기업 기준으로도 반도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의 투자 지출이 20조861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하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투자액만 전체 대기업집단 투자의 3분의1 가량(33.0%)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투자액을 제외하면 대기업집단 전체 투자액은 42조3541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4.5%(1조9989억원) 감소한다.

삼성전자 수원 사옥.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수원 사옥. 제공. 삼성전자

개별기업의 투자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5조7877억원), 현대자동차(2조6919억원), KT(2조5380억원), LG유플러스(2조867억원), SK텔레콤(2조435억원), 포스코(1조9363억원), LG화학(1조7597억원), GS칼텍스(1조2163억원), 기아자동차(1조2136억원), LG디스플레이(1조2067억원) 등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이어갔다. 이들 기업은 반도체와 5G, 자율주행,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 핵심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로, 대체로 투자 규모 상위에 포진해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투자를 줄였지만 투자에 나선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가 역시 작년 대비 투자금액 증가 폭이 7조8967억원으로 가장 컸다. 뒤이어 포스코(6873억원), GS칼텍스(4639억원), SK텔레콤(4557억원), LG유플러스(3960억원), 현대자동차(3942억원), 현대모비스(3696억원) 순이으로 전년대비 투자금액 증가 폭이 컸다.

* 자료출처 : CEO스코어(단위: 십억 원)- 조사대상 : 2020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3분기 개별보고서 기준- 8개 그룹 최종 유효 제외 (부영, 이랜드, 넥슨, 호반건설, 중흥건설, 장금상선, IMM인베스트먼트, 한국지엠)- 투자 : 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 금액
* 자료출처 : CEO스코어(단위: 십억 원)- 조사대상 : 2020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계열사의 3분기 개별보고서 기준- 8개 그룹 최종 유효 제외 (부영, 이랜드, 넥슨, 호반건설, 중흥건설, 장금상선, IMM인베스트먼트, 한국지엠)- 투자 : 유형자산 및 무형자산 취득 금액

한편 대기업집단 고용 인원은 9월 말 기준 108만1187명으로 작년 9월 말(109만24명)에 비해 0.8%(8837명) 감소했다.

특히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102만881명에서 100만8774명으로 1.2%(8837명) 줄어든 반면 '기간의 정함이 있는' 임시직 근로자는 6만9143명에서 7만2413명으로 4.7%(3270명) 늘어났다.

그룹별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그룹은 효성으로, 지난해 9월 말 1만5901명에서 올해 2만2453명으로 6552명(41.2%)이 늘었다. 다만 효성의 경우 효성ITX가 9월 말부터 오는 12월까지 정부의 공공데이터 DB 구축을 위한 청년 인턴십 사업 수주로 인해 약 6000명 내외의 인턴 고용 인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의 영향이 고용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집계한 임시직 근로자가 늘어난 것은, (삼성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부의 지원이 미치는 곳에서만 고용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효성그룹 다음으로 삼성과 SK가 각각 3370명(1.7%), 1861명(2.8%) 등 1000명 이상 늘었다. 이외 세 자릿수 증가를 기록한 곳은 현대자동차(960명, 0.6%), 영풍(471명, 13.6%), KG(452명, 31.8%), 셀트리온(342명, 11.7%), 현대백화점(327명, 2.7%), 하림(281명, 6.3%), 네이버(277명, 7,7%), 태광(194명, 6.1%), 다우키움(169명, 8.4%), 한국투자금융(167명, 6.1%), KT&G(114명, 2.3%) 등 11곳이었다.

1년 새 고용이 1000명 이상 늘어난 곳은 효성ITX(6801명, 96.5%), 삼성전자(3231명, 3.1%), 한화솔루션(3118명, 121.9%), 롯데케미칼(1357명, 41.9%) 등 3곳이었다. 다만 효성ITX는 정부 사업 수주에 따른 인턴 고용,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각각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 한 영향이다. 순수 고용 증가를 통해 1000명 이상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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