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순이익 35% 이상 배당·자사주 1500만주 소각
증권가 "주주환원책 긍정적" 목표주가 20% 올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 사진. 미래에셋증권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 사진. 미래에셋증권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다음주 공개될 밸류업 프로그램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 최초로 자사주 소각을 명문화하는 등 주주환원책을 확대하면서 증권가에서도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도 이어질 해외부동산 손실에 따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회유책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20% 올렸다. 지난 22일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026년까지 집행할 강화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각 물량은 매입 후 소각 또는 장내 취득한 기보유 자사주를 활용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과거 2021년 30% 이상의 배당 성향을 약속했으나, 올해부터는 최소 조정 당기순이익의 35% 이상을 주주환원책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업계 최초로 자사주 소각 물량을 명시했다. 실적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이익 소각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배당 예측성을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물량 확보를 위해 장내 매입을 진행하거나, 그간 취득해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에 변경된 주주환원책은 중·장기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발맞춘 조치"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26일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스스로가 배당·자사주 소각 관련 주주환원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보유 자사주 물량부터 소각 예정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신규 매입가능성도 존재한다"며 "과거 미래에셋대우와 합병으로 인해 타사 대비 주식수가 많고 자사주 비중은 25%"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이전부터 3개년 주주환원책을 제시해왔는데 FY2021~2023년 평균 주주환원율은 35%에 달한다"며 "기존에도 대형사 중 주주가치제고에 적극적이었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 계획까지 공시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사주 소각은 주가방어에도 효과적이며 이는 곧 투자자에게 신뢰를 불러 일으킨다"며 "가장 규모가 큰 증권사라는 점에서도  앞장서서 강화된 주주환원책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0.79%(70원) 상승한 8980원에 마감했다.

또 다른 주주환원정책 도입 이유..해외부동산 손실 우려한 주주달래기?

이같이 미래에셋증권이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을 선보이며 정부의 정책에 선제 대응했다는 해석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반토막 난 순이익과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를 우려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지난 2023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110억, 2980억원으로 전년대비 38.8%, 57.8% 줄었다.

지난 2022년에는 순이익 기준 증권업계서 2위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에게 밀리며 당기순익 7위권으로 밀려났다.

실적 하락은 지난해 금리인상 등 여파에 따른 대체투자·PF 손실의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 3500억원과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1000억원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월과 지난해 10월 총 2차례에 걸쳐 2050만주(약 1300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하자 외부에서 '주주 달래기용'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보유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의해 추후 손실이 확대 될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보유중인 해외투자자산은 약 4조인데, 이 가운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24.6%로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에 이어 높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정부 제도를 선제 대응한다는 측면도 있으나, 부동산 업황 완화 시점이 명확하지 않기에 장기 주주환원정책으로 주주들을 달랠 목적도 일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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