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 50%환원' 유지하고
잔여재원 발생하면 추가 환원
이재용회장 '이해 관계자와 동행' 강조
특별배당 등 적극적 이익 공유 예상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흥캠퍼스의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 해야 합니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합니다."

지난 2022년 10월, 삼성의 수장에 공식 취임하면서 이재용 회장이 내놓은 각오다. 당시 이 회장의 승진은 재계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법리스크로 경영활동이 제약된 탓에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처지였다.

실제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실질적 총수인 점을 들어 '샐프 승진'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이 회장은 공식 직함을 받아들이면서 '동행'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이 회장의 '동행'은 협력사, 지역사회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회장이 승진 후 가장 먼저 챙긴 곳도 협력사였고, 1순위로 정비한 사업 역시 사회공헌(CSR)이었다. 다만 앞으로 이 회장의 동행은 주주까지 포함, 삼성전자의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성장의 수혜'가 돌아가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3년 더 유지하기로 해서다. 

31일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다니엘 오 IR 부사장은 "기존과 동일한 주주환원 정책을 3년간 유지한다"며 "매년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회장의 '동행' 약속이 실무선으로 내려가 더 구체화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매년 9조6000억원, 총 28조9000억원이 정규 배당으로 책정됐고, 추가로 10조7000억원(주당 1578원)의 1회성 특별 배당을 지급됐다. 

이 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유지하되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정규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했다. 지난 3년 간 삼성전자의 FCF는 18조8000억원, 정책상 주주환원 재원은 9조4000억원이었다. 매년 4000억원을 더 주주들에게 돌려준 셈이다. 최근 3년동안 삼성전자가 집행한 배당금은 29조4000억원, 이는 FCF의 157%, 주주환원 재원의 313%에 해당한다. 

삼성전자가 해당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기로 함에 따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FCF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이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도 이뤄진다. 배당 규모는 영업이익에 비례한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뒷걸음질 쳤고, 사업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정 변수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DS부문에서만 14조87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DS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왔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4.86% 폭락했다.

올해 인공지능(AI) 확산, DDR5 등을 적용한 신규 플랫폼 전환, IT 기기 교체시기 도래 등 호재에도 안심할 순 없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소비심리 둔화 같은 변수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인 반도체 역시 사업별로 회복 속도가 상이하다. 메모리는 AI 효과가 확실시 되는 반면, 비메모리는 실적 회복세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메모리가 회복된 뒤에 파운드리 같은 수요가 살아나기 때문에 시차가 날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지는 공급 조절이라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도 올해부터 본격화 돼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M&A에 나설 것을 밝힌 뒤 주요 후보군을 놓고 검토 중이다. 이에 배당 기준을 그대로 두고 M&A, 현금 규모 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주주환원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향후 실적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에 나설 수 있다. 이 회장이 '이해관계자와의 동행'을 강조한 뒤 삼성전자는 배당 중심 환원 정책을 지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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