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대금완납 남양유업 최대주주로
"임원진 교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
사명변경 요구 소액주주와 상생 '관심'

도산공원 사거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사옥.  
도산공원 사거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사옥.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남양유업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한앤코가 사명변경, 공개매수 등을 요구한 소액주주와 행동주의펀드의 요구를 수용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대주주가 홍원식 회장 외 3인(부인 이운경,  자녀 홍승의, 동생 홍명식)에서 한앤코19호 유한회사로 변경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남양유업은 "주식매매 계약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로 주식 소유권 이전·대금 지급 완료"라고 공시 사유를 명시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 송사를 벌여온 한앤코가 주당 82만원에 홍 회장 등 최대 주주의 지분 52.63%를 사들이는 계약의 대금인 3100억원을 입금한 것이다. 다만 입금한 대금 중 500억원은 법원의 보전 처분에 묶이면서 홍 회장에게 돌아가는 매각 대금은 2600억원이 됐다.

보전 처분된 500억원은 앞서 한앤코가 지난 2022년 11월 홍 회장과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를 대비한 가압류다.

이번 대금지급에 따라, 한앤코의 남양유업 지분율은 홍 회장 일가 보유지분 53.08% 중 52.63%가 됐다. 홍 회장의 동생 홍명식 씨 지분 3208주(0.45%)는 이번 거래에서 제외됐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일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한앤코가 남양유업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면서 추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임시 주주총회 개최와 홍 회장을 비롯한 이사진 퇴진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홍 회장의 남양유업 사내이사직 임기는 올해 3월 말까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까지 한앤코측으로부터 임시주총이나 이사해임 관련 제안 받은 건은 없다"며 "홍 회장의 사임 관련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한앤코가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것을 호재로 받아 들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남양유업 주가는 장초반 8%까지 상승했다 오름폭을 다소 줄여 2만1000원(3.71%) 오른 58만7000원에 마감했다.

홍 회장 지분 양도 중인 한앤코...'경영 정상화' 주력 

한앤코는 지분 양도까지 완료가 된 이후 홍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임원들을 해임하고 신규 임원을 선임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앤코측에 따르면, 현재 대금지급 완료 후 홍 회장과 오너일가의 지분을 양도 받는 절차에 나서고 있다. 

지분 확보 후 한앤코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 효율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내부 인선이 진행중으로, 오는 3월 주주총회 전 까지 신임 대표의 인선을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앤코는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제도다.

또한 기존 남양유업 직원의 고용은 그대로 승계하는 등 무리한 구조조정에는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기존 임원진의 경우 임시주총을 열어 교체 수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코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문 경영인도 고려하고 있다"며 "홍 회장과 오너일가의 지분 양도는 이번 주 내로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앤코, 소액주주·행동주의펀드 요구에 귀 기울일까

한앤코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홍 회장 체제에서 오너리스크와 불매운동에 따른 피해를 본 소액주주와 행동주의펀드의 요구에 응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지난 29일 '남양유업 소액주주모임'이라 칭한 한 주주는 입장문을 통해 한앤코에 홍 회장 지분에 대한 주식양도 강제집행과 임시주총을 소집해 신속한 남양유업 정상화를 요청했다.

또한 훼손된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남양유업의 사명 변경과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한 액면분할과 무상증자 실시를 검토를 요청했다.

남양유업 지분 3%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도 지난달 4일 한앤코에 주당 82만원에 소액주주 지분 공개매수를 촉구했다.

앞서 한앤코는 홍 회장 측과 지난 2021년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 37만8938주(52.63%)를 주당 82만원(총 매각가 3107억 2916만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차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주당 82만원 공개매수는 경영권 변동 시 일반 주주들에게도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지분 매도 ‘권리’를 부여하자는 취지"라며 "많은 국가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이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양유업의 현재 내재가치 또는 한앤컴퍼니의 경영을 통해 개선될 남양유업의 가치가 주당 82만원을 초과한다고 판단하는 주주는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주주로 남을 권리를 선택할 수 있다"며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도 공개매수 후 본인들을 환영하는 주주들만 남게 되면 바람직한 주주 구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앤코는 남양유업 소액주주와 차파트너스의 요구에  대한 특별한 입장은 내놓진 않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 양도 절차와 경영 정상화 작업 중이기에 주주들 의견에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한앤코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뿐 아니라 지분 매각 등 여러가지 옵션이 있기에 기존 주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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