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까지 주당 7000원 공개매수
지분 20.1% 확보 후 상폐 추진
공개매수가 두고 일부 소액주주 불만
지분확보 옵션 다양한 한앤코
공개매수가 인상 '미지수'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사진제공 =쌍용C&E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한앤코시멘트홀딩스(이하 한앤코홀딩스)가 국내 1위 시멘트 업체 쌍용C&E의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공개매수가를 두고 주주들과 업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시멘트업계 불황에 한앤코홀딩스가 공개매수 이외에도 지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어 공개매수가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최대주주인 한앤코홀딩스와 지난 5일 오전부터 다음달 6일까지 쌍용C&E의 지분 전량인 1억25만4756주(지분율 20.1%)를 주당 7000원에 공개매수 중이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앤코홀딩스가 책정한 공개매수가인 7000원은 지난 2일 쌍용C&E의 종가(6410원)보다 9.2% 높은 가격이다. 전체 매입 규모는 7017억829만원이다. 매수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한앤코홀딩스는 현재 쌍용C&E 특수관계인 등과 공동으로 총 78.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앤코홀딩스는 95%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서  쌍용C&E를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다. 

현재 지난 2022년말 기준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외에 쌍용C&E 주식을 5% 이상 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 유일하고, 소액주주는 17만4000명으로 10% 이상이다.

공개매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쌍용C&E 주가도 상승했다. 특히 장중 공개매수가 공시된 지난 5일 쌍용C&E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8.27% 오른 69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에는 696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데일리임팩트에 "그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한 장내 혹은 신탁 방식을 통한  자기주식 취득의 연장선상에서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소수 주주들에게 적정한 가격의 투자회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시가 대비 프리미엄이 반영된 자사주 공개매수"라고 말했다.

공개매수가 7000원 두고 증권가·주주 입장 엇갈려 

다만 주당 7000원의 공개매수가를 두고 증권업계와 주주들의 의견은 갈린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현 업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밸류에이션 최대치에 공개매수 착수"라며 공개 매수가가 높게 산정됐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공개매수 단가인 7000원이 12개월 선행 주당순자산가치(BPS) 대비 2.0배이고, 시가총액은 3조4610억 원으로 이는 12개월 선행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과 비교해 8.1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쌍용C&E 공개매수 단가는 건축물 착공 사이클이 정점이었던 2021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 기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21년 한때 쌍용 C&E 주가는 상장 후 가장 높은 8000원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반면 주주들은 공개매수가가 낮다는 입장이다. 한 쌍용C&E 주주는 "지난 2021년 호황기때 매입한 장기투자자의 경우 공개매수가가 매입 단가보다 여전히 낮다"며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더 높은 한앤코홀딩스가 공개매수가에 재추진 가능성도 존재하기에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황 불황에 한앤코 지분 확보 다양한 옵션까지.."공개매수가 오르긴 어려울 것"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시멘트 업계에 추가적인 호재가 없어 쌍용C&E의 공개매수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주택 수주 부진 등 건설경기 전반의 불황이 지속되며 건자재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부터 시멘트업계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한앤코홀딩스가 공개매수 추진 이후 쌍용C&E 주가가 7000원보다 떨어질 경우 시장에서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다가 이번 공개매수가 실패하더라도 교부금 주식교환, 장내 지분 매수 등 한앤코홀딩스가 상장폐지를 위해 선택할 옵션이 많다.  

교부금 주식교환은 소액주주 축출(스퀴즈 아웃) 방식 중 하나로서, 출석주주의 66.7% 이상 동의가 있으면 교부금 액수를 정해 소수 주주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 

한앤코홀딩스는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쌍용C&E의 지분 78.79%를 보유하고 있어 교부금 주식교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교환가격은 공개매수가와 동일하게 주당 7000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주식의 포괄적 교환 시 주당 교부금은 주당 공개매수 단가와 동일한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한앤코홀딩스 입장에선 이번 공개매수에 실패해도 교부금 주식교환, 시장 추가 지분 등 상장폐지를 위한 지분 매입을 위한 여러 옵션이 있다"며 "게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도 시멘트 업황 대비 높게 측정된 상황이라 한앤코홀딩스가 공개매수가를 높일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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