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폐업 종합건설사 60% 급증
악성 미분양 증가..중소업체 부도 위기
대형업체 ‘재개발·재건축’ ‘해외’ 주목

부동산 관련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부동산 관련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지난 11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작업이 개시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건설사 유동성 불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부도 위기까지 대두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잇따른 건설사 폐업신고...쌓여가는 미분양도 '골치'

17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업체 수는 581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0% (366건)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 이날까지 17일간 20곳이 폐업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건설사의 경우에는 176곳이 폐업을 신고했다.

미분양 증가도 문제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공사가 완료됐지만 분양되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가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7.2% (7110건) 증가한 물량이다.

이같은 악성 물량에 신규 분양 미계약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지방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건설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요 회복 역시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부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부도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정지 건설업체)는 21곳으로 지난 2022년 (14곳) 대비 50% 증가했다. 이 중 종합건설사는 9곳, 전문건설사는 12곳이었다. 

정연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계열사 지원 등 자체적으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중대형 건설사와는 달리 중소 건설사의 유동성 압박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소 건설사 사업은 지방주택사업장 또는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아 업황 부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사, '리스크 관리'에 힘쏟는다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 및 태영건설 워크아웃 영향으로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공통 사업 키워드로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안정성 강화를 위해 재개발·재건축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중심 사업으로, 미분양 우려가 낮다는 이점이 있다.

대우건설은 개포 5단지, 신반포 2차·16차 재건축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달 27일 예정된 부산 진구 시민 공원 주변(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두고 삼성물산과 경쟁 중이다.

이외에도 올 하반기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대비해 주요 건설사들이 전담 TF(태스크포스)팀을 꾸리며 치열한 입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지어진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건물노후도 요건은 66.7% 이상에서 60%로 완화했다.

다만 해당 정책의 경우 상당수 법률 개정을 통해 개능한 만큼 실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사업성 문제와 조합 내부·시공사·지자체 등과의 분쟁으로 인한 장기화 가능성 등 여러 리스크가 있다.

계동 현대건설 사옥. / 사진 = 현대건설.
계동 현대건설 사옥. / 사진 = 현대건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진출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달성한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국내보다는 해외사업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이달 초 “올해 국내 시장은 다소 정체되지만 고유가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 공사 발주가 확대될 것”이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 쪽으로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약 12조6260억원의 해외 수주를 달성하면서 올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사우디 신도시) 인프라 추가 수주와 함께 사파니아 유전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시무식에서 올해 사업 목표를 해외시장 공략으로 설정했으며 삼성물산 건설 부문 역시 현재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 메트로와 네옴시티 더 라인의 지하터널 공사를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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