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채무보증 전년보다 5.5% 증가
연체율도 13.8%로 높은 수준

태영건설 본사/사진=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 본사/사진=태영건설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 후폭풍이 증권업계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증권사들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결정적 계기가 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높아 향후 PF 대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총액은 42조2218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40조206억원) 대비 2조2012억원(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는 일반적으로 직접 대출이 아닌 채무보증 형태로 PF 자금을 지원한다. 부동산 사업이 지연·무산돼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보증을 했던 증권사가 대신 돈을 변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에 PF 대출을 제공한 증권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KB증권이 412억원, 하나증권이 3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각각 대출했다. 현대차증권(28억원), 미래에셋증권(23억원), 대신증권(20억원) 등도 단기 여신이 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과 태영건설이 공동으로 조성한 3000억원 규모 펀드의 만기도 내년 3월 도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대책을 논의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조성시 태영건설 소유인 루나엑스CC(경북 경주시 소재)를 담보로 자금을 지원했다.

증권사들은 담보가액 안에서 대출이 적법하게 이뤄진 만큼 원리금 회수에는 당장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 상황에 따라 일부 대출손실, 순익감소 등의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 문제도 간단치 않지만 증권사의 PF 연체율이 높은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증권사의 전체 PF 연체율은 13.8%로 금융업권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여전사·상호금융이 4~5%대 연체율을 기록했으며 시중은행·보험사는 1%대에 불과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증권업계를 비롯해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부동산PF, 건설업의 불안요인은 F4(Finance4,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회의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니터링 중이었으며 태영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상황도 지속 모니터링해 왔다“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분양계약자와 태영 협력업체 등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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