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터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최소 0.3%p 인상
'변동형 지표 코픽스 오름세 여파, 은행권 '적잖은 부담'
인위적 개입 제한…대출 증가세 억제 위한 조치 지속할 듯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주담대 금리가 상향조정될 전망이다.

주담대 증가폭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하는 등 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표금리 흐름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은 상생 압박 그리고 건전성 관리 등의 측면에서 은행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다만 인위적인 금리인상 억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점에서 은행권에서는 변동금리 대출 억제를 위한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치 등을 통한 대출 관리 조치를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4%대 진입한 코픽스

1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3.97%)보다 0.03%p 상승한 4.00%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4%대에 진입한 건 올해 1월 발표된 지난해 12월 코픽스(4.29%) 이후 약 11개월 여 만이다.

디자인=김민영 기자.
디자인=김민영 기자.

 

코픽스는 국내 주요 8개 시중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 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올해 코픽스 흐름은 연간 주담대 변동금리의 변화와 거의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코픽스가 오르면 변동형 금리가 오르고, 반대로 코픽스가 전월 대비 하락하면 변동형 금리도 내려가는 흐름이다.

지난 1월 코픽스는 3.82%로 전월(4.29%) 대비 0.4%p 가량 하락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제기한 소위 ‘이자장사’ 논란에 따른 인위적인 금리 인하가 더해지며 변동형 주담대 금리 또한 상단 기준, 연 7~8%대에서 연 5%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후 4월까지 코픽스가 석달 연속 하락하며 3.44%까지 내렸고 그 사이 대출금리 또한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조에 따른 사실상의 대출 규제 완화가 본격화된 지난해 상반기 말부터 대출금리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특히, 같은 기간 은행권이 자금조달을 위해 예·적금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코픽스도 오름세로 전환됐다.

실제로 4월 코픽스가 발표된 지난 5월 15일 기준, 당시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8%~5.38% 수준에 형성됐었다. 11월 코픽스(4%)가 발표된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4.65%~6.22%) 수준을 고려하면 코픽스 오름폭(0.56%p)과 같은 기간 주담대 금리 상승 폭이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여전한 대출 증가세도 ‘부담’

통상적으로 코픽스는 시차를 두고 변동금리 흐름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최근 들어 사실상 당국의 금리개입으로 적용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당장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번 코픽스 상승 폭을 대출 금리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가 반영되는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기존 연 4.72~6.12%에서 연 4.75%~6.15%로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11월 코픽스 오름폭(0.3%p)을 대출금리 상단과 하단에 모두 적용하는 셈이다.

이밖에 우리은행도 지난 15일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5%~6.20%)에서 18일 기준 연 5.03%~6.23%로 인상한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 또한 머지 않은 시점에 이번 코픽스 상승세를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은 이같은 금리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권고 및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변동금리를 찾는 차주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픽스가 4%대에 재진입한 점은 또 한 번 건전성 이슈를 걱정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기에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던 주담대 증가세가 여전하다는 점도 이번 코픽스 오름세를 주목하게 하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 가계대출 중 주담대 규모는 845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8000억원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 10월 증가폭(5조7000억원)보다 오히려 1000억원 가량 확대된 수치다.

비교 범위를 국내 5대 시중은행으로 좁혀봐도 흐름은 유사하다. 지난 11월 말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26조2223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9959억원 늘어났다. 은행권의 상생압박으로 주담대 금리 오름세가 주춤한 사이 추후 대출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심리가 대출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감원장(왼쪽) / 사진=금융위
금융지주사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감원장(왼쪽) / 사진=금융위

은행권 ‘인위적 금리 조정 없다’

일단 은행권에서는 코픽스 흐름에 의한 금리 인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인위적으로 이를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표금리 흐름을 역행하는 금리 개입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전례가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막기보단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자 부담 및 건전성 관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장 이달 중 공개되는 변동금리 대출 관리 목적의 스트레스DSR이 첫 번째 관리 방안이 될 전망이다.

스트레스DSR이란 변동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지표상 변동금리보다 실제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인 탓에, 이같은 스트레스DSR조치가 변동금리 확산세를 억제할 변수가 될 수 있단 기대감도 여전하다.

특히, 주담대 고정금리가 은행채 금리 하락 및 긴축 완화 기대감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지난 15일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3~6.02%로 하단 기준 연 3%대 진입에 성공했다.

은행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 은행권 내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연 5%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5%대를 형성하고도 있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코픽스 상승세는 지난 9월부터 이어진 수신 금리 오름세가 코픽스에 반영된 것으로, 일련의 코픽스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금리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출을 고려하는 차주들은 고정금리를 우선 이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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