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운용,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 개최
현대엘리 "문제될 것 없다" 반박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명재엽 KCGI자산운용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KCGI자산운용
15일 '현대엘리베이터 임시주주총회'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명재엽 KCGI자산운용 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 = KCGI자산운용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행동주의펀드 KCGI자산운용은 오는 29일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 임시주주총회에 대해 "분리선출 제도를 막아 소액 주주권리를 훼손하고 주주 제안도 원천 봉쇄한 '꼼수' 주주총회"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총 안건에 대한 정정 공시를 통해 분리선출 감사위원 안건을 추가한 것에 대해 "소액주주의 주주권 보호를 위해 마련된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회사 측이 선정한 인사로 정한 것은 법의 맹점을 이용해 제도의 취지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에서는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임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와 동시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준수한 것으로 문제 삼을 이유가 없는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KCGI “상법 악용…지배구조 개선 의지 의구심”

15일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임시주주총회'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29일 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을 소집한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데 따른 조치.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임시이사회를 열고 현 회장을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하고 차후 임시주총을 열어 새 이사진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사측 지분 2%를 보유하고 있는 KCGI자산운용은 앞서 지난 8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해 현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을 요구하면서, 현 회장의 사임도 함께 요구했다. 이후 회사 측은 현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결정했다

이후 현대엘리베이터는 임시주총 소집 공시 이후 지난 13일 정정공시를 통해 2호 안건으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추가했다. 이때 임유철 H&Q 코리아 파트너스 공동대표와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파트너를 각각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제안했다.

KCGI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측이 임시주주총회 내 주주제안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막는 편법을 썼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대엘리가 임시주주총회 개최 되기 6주 전인 지난달 17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하면서 주주 제안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상법상 일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 제안을 하려면 주총일 6주 전에 회사에 서면으로 그 내용을 전하도록 돼 있다.

이에 KCGI운용은 사측에 주주들에게 균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임시 주주총회로 일정 변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정정공시에 대해서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의 취지를 무시하고 소액 주주의 감사위원 추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서창진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의 중도사임에 이어 이기화 후보의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안을 공표한 것을 두고, 사측이 추천한 이사를 뽑기 위한 꼼수라고 꼬집었다. 

분리선출이란 감사위원 중 1명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는 제도로 소수주주의 제안을 존중하고 감사위원회 위원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당초 KCGI자산운용은 서 위원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측 감사위원 선임안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이에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소집 결의를 공시했을 때만 해도 없었던 사측 감사위원 선임안이 돌연 등장한 게 KCGI자산운용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명 팀장은 "주총 주주제안 가능일인 6주전 당일에 주총 일정을 발표해 주주 제안을 원천 봉쇄 한데 이어서 소액 주주 보호를 위해 마련된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회사측이 선정한 인사로 정하고 기관투자가 의결권행사 데드라인 4일전 공시하는 등 주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감사 및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제고하자는 분리 선출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상법 제도를 악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KCGI운용은 사측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한 임 대표에 대한 독립성 문제도 제기했다. 명 팀장은 “H&Q파트너스는 현대엘리베이터 교환 사채권자이자, 그 대표이사는 이번 임시 주주총회의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자”라며 “지배주주와 우호관계인 HQ코리아 관계자가 투명성, 독립성 있는 후보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CGI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주주권리 침해에 대한 입장 표명과 임시주총 안건 철회를 요구했다.

아울러 KCGI운용은 2대주주 쉰들러와 국민연금, 오르비스 및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의 주주권리 침해에 대한 적극적 인식과 고려 및 책임 있는 의결권 행사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KCGI운용은 임시주주총회 이후 임기 만료를 앞둔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에 대한 주주 제안을 예고했다. 오는 29일 임시주총에서 사임을 표명한 서 위원을 제외하면, 현대엘리베이터 4명의 등기이사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명 팀장은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출해야 할 사외이사 숫자가 결정되는데, 추후 내부 검토를 통해 주주제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 "주총일 H&Q 계약종료 맞춰 잡은 것..사외이사도 문제 없어"

현대엘리베이터측은 KCGI운용이 제기한 '꼼수' 임시주주총회일 선정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홀딩스컴퍼니와 H&Q간 투자계약이 종결된 시점은 지난 11월 16일경이고 양측간 계약조건에 따라 신규 이사선임 절차가 필요하게 됨에 따라 거래종결과 동시에 임시주총소집을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 추천한 사외이사는 기존 감사위원의 일신상 이유로 사임에 따른 것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추천했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감사위원 중 한명이 일신상 이유로 자진 중도 사임하면서 추가 선임이 불가피해 상정했다"며 "관련 최고 전문가를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자본시장법(자산 2조 이상 상장사 여성이사 선임 의무)을 준수해 추천한 것으로 전혀 문제 삼을 이유가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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